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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행정구역 통합의 속도조절
윤창술(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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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4  16: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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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주·사천·산청의 행정구역 통합 공약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은 일제 강점기였던 1914년의 대규모 개편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이 때 도입된 대대적인 행정구역 시스템은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생활권의 경계인 시·군의 경계도 큰 틀에서 보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행정구역은 행정 편의를 위해서 인위적으로 획정한 구역이므로 행정 당국이 조정할 수 있어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정부 법령에 의해 시·군·구가 설치·폐지되기도 하고 도에 준하는 직할시가 설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1995년에 부활한 지방자치법에 의거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선출되기 시작하면서 행정구역의 조정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규모, 재정, 자리 등 직간접적으로 연계되는 사안이 많아진 만큼 새로운 시·군·구가 설치되거나 통합되는 일은 예전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근래에는 10개 지방혁신도시의 건설과 지역특화산업의 활성화로 일부지역의 생활권이 엄청나게 변했다. 이에 오늘날의 실질 생활권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을 다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각자의 선거구 자리싸움이 치열한데 행정구역의 변화는 당장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의 선거구와 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선거구획정 무산’이라는 불상사에서 보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상 대규모든 소규모든 행정구역의 개편은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새정부 국정과제 키워드의 하나가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다. 새정부는 이를 위해 최근에 지방 중소도시를 3~5개 묶는 ‘강소도시권’ 육성 방안을 발표했고, 여권에서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생활이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연결된 인구 1000만 명 이상 광역경제권의‘메가시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차제에 지방분권과 선거제도에 대한 개헌 논의시 행정구역에 대한 전반적인 개편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행정구역 개편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거대도시, 대도시, 중도시, 소도시 등 도시 규모에 따른 도시의 재정비론에 나름 귀 기울여 볼만하다. 각 도시를 구분하는 기준을 인구수로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도시의 규모로 보아 인구 2~15만 정도 규모의 도시를 소도시로, 중도시는 30~70만 정도의 인구를 수용하는 도시를,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를 대도시로 분류하고 있는듯하다. 또한 도시가 팽창하면 때로는 2개 이상의 도시가 주변지역에 영향을 미쳐 더 큰 권역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영향을 미치는 범위를 메트로폴리탄에어리어(metropolitan area)라고 하며, 이런 도시들이 두개 이상 인접하여 도시를 형성한 것을 거대도시라고 한다.

무릇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고 이를 구체화 하는 디테일이 필수다. 행정구역의 통합정책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지방분권 개헌과 거대도시·대도시·중도시·소도시 체제라는 사전 정지작업이 구축되는 등 정부 차원의 큰 그림이 먼저 그려지고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여론이 형성되었을 때 그나마 진행이라도 할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다. 진주의 혁신도시, 사천의 항공산업 및 산청의 항노화산업 등 주변의 제반 여건은 통합의 좋은 조건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정부 차원이 아닌 지자체가 스스로 진행하는 통합 시도는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모전이나 후유증의 심각성을 감안하여야 한다. 자칫 서두르다 보면 ‘통합찬반’의 이분법만 난무하는 분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해법이 나올 수 없기에 오히려 안에서부터 먼저 자중지란이 일수도 있다. 고로 행정구역의 통합 시도, 좀 더 기다려 보자.
 
윤창술(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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