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독심(讀心)으로 농심(農心)을 읽자
손용석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기고]독심(讀心)으로 농심(農心)을 읽자
손용석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 경남일보
  • 승인 2018.03.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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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석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한겨울 메말랐던 대지를 깨우는 봄비가 내린다. 봄은 시작이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 날숨으로 가슴을 비운다. 비워진 가슴에 따뜻한 나눔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다독다독 독서클럽이다. 다독(多讀)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책읽기를 꾸준히 실행하기 위해 구성원 상호간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토닥거림이라는 동음이어에서 만장일치로 간택되었다.

다독다독 독서클럽의 의미를 더욱 살리기 위해 첫 번째 읽기로 한 책은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이 쓴 ‘절박한 농심이 나를 깨우다’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농업농촌에 대한 성원과 지지를 보내는 국민들이 날로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홀대받는 농업, 떠나가는 농촌, 소외되는 농부의 절박한 마음에 귀 기울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절박한 농심을 가슴에 담을 것인가?, 이는 농심을 제대로 이해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 이제는 농심을 결핍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 농업농촌·농민은 항상 보살피고 돌보아야하는 것으로 여긴다면 농업의 지속가능뿐 아니라 농업정책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대로 세우기 힘들 것이다.

현대는 속도, 경쟁, 불확실성의 시대이며, 특이점(Singularity)이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기본(本)이 바로서면 길 또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에서 출발해야 한다. 여기서 기본(本)이란 무엇인가? 즉, 세상의 근본은 무엇인가?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에서 세상의 본(本), 농(農)을 찾는다. 그러므로 농립도생(農立道生)이다.

김병원 회장은 책 서문에 농업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로 꿰어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일이관지(一以貫之)’야 말로 이 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일이관지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공자께서 세상 사람들에게 일갈한 명쾌한 답변이기도 하다. 농(農)의 중심, 농심에서 삶의 방향성을 찾아보자.

책 읽기, 즉 양서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고, 꿈(비전)을 일깨우고, 삶의 가치를 채워주며, 지혜를 공유한다. 이는 씨앗을 심고, 새싹을 깨우고, 들녘을 채우며, 농작물을 나누는 농사짓기와 닮았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두려움에 한참을 움츠러든 우리네 가슴을 관통하는 봄비가 내리는 지금, 독심(讀心)으로 농심(農心)을 읽고, 나아가 우리 스스로를 깨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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