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교실의 잠을 깨우자
임성택(경상남도교육청 교육국장·전 창원교육지원청 교육장)
[객원칼럼]교실의 잠을 깨우자
임성택(경상남도교육청 교육국장·전 창원교육지원청 교육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3.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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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



봄이 왔다. 개구리가 기지개를 켜고, 꽃망울이 눈을 뜬다. 계절의 변화가 가져온 당연한 것이지만 늘 새롭고 반갑다. 봄을 기다리는 자에게는 봄이란 때가 되면 으레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학교에도 인생의 봄과 같은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난생 처음 입학하는 아이들의 설렘,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한 학년씩 진급한 아이들의 각오와 다짐들이 새움을 틔우고 예쁜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 3월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그런데 봄의 설렘과 감동이 그리 길게 가지 않는 것처럼 새 학년의 각오와 다짐들도 오래 가지 않는 것 같다. 봄이 된 지 얼마 안 되어 춘곤증이 찾아오는 것처럼 교실의 아이들도 조금 지나면 하나씩 둘씩 딴전을 피우거나 심지어 책상에 고개를 파묻고 잠을 자기도 한다. 이것이 흔히 보게 되는 교실 풍경이다. 그러면서 학원은 넘쳐나고 아이들의 방은 자정이 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교육 환경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평창 올림픽 여자 하키에서 첫 골을 기록한 하버드대 출신의 특별 귀화 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을 두고 많은 국민들은 우리 교육을 빈정댔다. 랜디 희수 그리핀도 한국에 살았으면 학원을 전전할 그저 그런 아이였을 것이라는 말들이다.

교육은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가가 교육의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하고,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학교 교육과 연계되어야만 좋은 교육이 가능하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 교육이 크게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우리 교육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교육, 바람직한 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관 또는 교육 신념은 매우 중요하다. 교육관은 아이를 왜 가르치느냐, 또는 어떻게 가르치느냐의 교육 철학과 방법으로 이어지고,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관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교육현장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교육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해 봄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본다. 즉, 교육은 ‘인생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교육의 사전적 의미는 ‘학습자로 하여금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및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임을 모르는 바 아니나 교사 중심의 경직된 교실 풍경이 연상되어서 하는 말이다.

공부의 주체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으로 안내하고 정성으로 도와주는 교육활동이다. 이러한 교육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두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아이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서 칭찬하고 계발하여 인정감을 맛보게 한다. 선생님의 칭찬과 인정의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키운 아이들은 역동적으로 변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것’처럼 아이들도 저마다의 색깔로 활짝 피어나게 된다. 우리들의 교실이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임성택(경상남도교육청 교육국장·전 창원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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