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수학문화관과 학생 등교시간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교단에서]수학문화관과 학생 등교시간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8.03.26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14일 경남교육청에서 경남수학문화관을 개관했다. 참으로 축하할 일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목 중에서 수학처럼 부담스러운 과목도 없다. 국어와 영어는 그나마 생활 속에서 사용할 기회가 있지만, ‘로그’나 ‘미분계수’ 따위는 대체 어디에 쓰라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고 하여 수학을 가르치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참으로 무지한 발언이다.

수학의 효용성은 수학적 사고를 배양하는데 있고,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는 능력, 즉 숫자나 공식을 다루는 실력보다 사실에 근거해 판단을 끌어내는 힘을 기르는 데 있다. 법과 의학에서도 수학적 사고를 거치고, 빅데이터나 금융의 퀀트(Quant), IT산업과 구글도 수학적 원리에서 출발했다. 이런 면에서 수학문화관은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를 떠나 참으로 그 의미가 크고 이 수학문화관을 뒷받침할 수학체험관이 경남에 3곳이나 있고 올해 한 곳 더 개관한다니 경남이 명실상부한 수학의 메카가 되기에 충분할 토대를 마련한 것 같아 참으로 기쁘다.

그러나 한 편으로 경남교육정책 중에 무리한 정책도 없지 않은데, 그 대표적인 것이 ‘학생 등교 시간 조정’이다.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11월과 올 2월에 학생인권과 건강권,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 등교 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조정하라고 지시했다. 이 획일적인 정책은 많은 무리가 따르는데 등교 시간을 늦춘다고 학생들이 잠을 충분히 자거나 아침 식사를 하는 것도 아니며, 특히 법령을 위반한 것이고 맞벌이 학부모의 고충과 등교 시간 통일로 교통 혼란도 극심하며 학교급별 특수성도 무시한 처사다.

경남과 다르게 대전시교육청에서 시행하는 ‘행복등교 자율시행 권장 안’에 따르면 ‘단위학교에서는 학교별·지역별 특성에 따라 학생·교원·학부모 등 학교 공동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시행’하라고 했다. 이런 결정의 바탕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9조(수업시각)엔 ‘수업이 시작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의 장이 정한다’라고 명시되어 있고, 교통상황 및 교통 여건, 맞벌이부부 자녀 등 가정 형편, 기타 지역적 특성에 따라 학교별로 처한 여건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남교육청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문형준(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