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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반값등록금의 딜레마,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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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8  19: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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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힘들어하는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제안된 정치권과 정부의 반값등록금 구호와 등록금 동결정책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330곳 가운데 97.3%가 1학기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경상대학교는 올 1학기에 입학금을 폐지하고 수업료는 동결했다. 경상대학교는 2009~2011, 2015학년도에 등록금을 동결했고 2012학년도에는 평균 6.5%를, 2013ㆍ2014학년도에는 각각 평균 0.1%를 인하했다. 2014년 694억여 원이던 등록금 수입이 2017년에는 648억 원으로 46억 원 가량 줄었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 등록금 재원으로 시행하던 학생에게 필요한 사업을 크게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기 높은 ‘해외 봉사 프로그램’, ‘국내 및 해외 개척인 탐방 지원’ 사업은 예산을 크게 줄여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취업과 연계되는 ‘진로 및 취업교과 운영’, ‘취업경쟁력 강화’ 등의 사업과 기초교육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기초교육원 사업의 대부분을 외부 재정지원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야외공연장 보수, 중앙도서관 6층 리모델링 등의 사업은 엄두도 못낼 상황이다. 도서관의 경우 2008년 대비 2018년 신규 도서 구입비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으며, 연구에 필요한 저널 구입비용 또한 크게 줄어들면서 큰 지장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과 실습을 수행해야 하는데 교육투자를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안타까운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

등록금 동결 정책은 외면적으로는 학부모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기여했으나 10년이나 지속되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줄어든 대학 예산을 보전해 주기 위하여 대학특성화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재정지원사업을 추진했으나 줄어든 등록금을 만회하기엔 태부족이었다. 예산 사정이 어려운 지역 대학이 교수에게 지급하던 교육과 연구에 대한 각종 지원비를 인상하지 못하게 되자 교수들이 수도권 유명 사립대로 자리를 옮기는 일도 종종 생기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복지 후퇴 등이 드러나다 보니 대학생들도 지금은 등록금을 조정하여 대학다운 교육환경 조성을 원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 1월말 ‘10년간 지속된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조치에 대한 보완정책 건의’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 것은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비롯한 것이다. 대교협은 건의서에서 “10년간 지속된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조치에 따른 교육투자의 위축으로 우리 대학의 교육력 상실이 우려된다”고 전제하고 “고등교육예산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향후 5년간 매년 2조 8000억 원의 추가 재정을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고등교육재정지원법」 제정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렇지만 실제 물가 상승률을 계산하고 등록금을 그것의 1.5배 이내만큼이라도 인상할 ‘용감한’ 대학은 없다.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 제외 등 불이익 때문이다. “반값등록금 10년을 냉정하게 평가해 볼 때다”, “10년간 지속된 반값등록금 정책이 대학경쟁력 약화의 원인이다”, “대학교육을 ‘싼 게 비지떡’으로 만들었다”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데도 뾰족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현 정부 들어 처음 마련하여 앞으로 5년 동안 시행할 국립대학육성사업의 평가지표(포뮬러지표)에서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낮은 대학에 예산이 조금 더 지원되도록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학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딜레마를 해결하는 한 방안은 「고등교육재정지원법」을 제정하여 재정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가 대교협의 건의에 대하여 대답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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