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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수첩] 4월13일은 토박이말날
김지원 기자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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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1  23: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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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토박이말


토박이 라는 말은 본토박이의 줄인말이다. 한 지역에서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을 지칭한다. 땅을 중심으로 곡식을 키워 먹고 살아온 농업중심 사회에서 온 말이라 할 수 있겠다. 농촌에는 60세 넘은 어르신들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요즘 사람들은 토박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이동하는 삶을 살고 있다. 애초에 시골에는 아이 울음 소리를 듣기 어렵고, 지방에서 태어나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큰 도시로 조기 유학(?)을 보낸다. 더 큰 학교, 더 유명한 학교가 학생들의 최대 목표다. 고향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더라도 대학은 이른바 ‘in 서울’이 부모님의 소원이다. 취업할 나이가 되면 또 어느 곳에 정착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청춘이다. 토박이 없는 세상이지만 토박이말은 여전하다.

토박이말은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고유어’와 동의어다. 고유어는 “해당 언어에 본디부터 있던 말이나 그것에 기초하여 새로 만들어진 말, 어떤 고장 고유의 독특한 말”이다. ‘어느 고장 특유의 말’이란 무엇인가. 사투리, 방언을 말한다. ‘에나’ 같이 우리지역에서만 흔히 쓰이는 말을 토박이말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주에는 토박이 말을 살리기 위해 활동하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가 있다. 현직교사와 일반인으로 구성된 토박이말바라기는 지난해 ‘토박이말날’(4월13일)을 만들었다. 이 날은 근대 국어학의 기틀을 세운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1876∼1914)이 ‘말의 소리’라는 책을 펴낸 날이다. 토박이말날은 올해로 한 돌을 맞이한다.

토박이말바라기의 조직 직책명은 독특하다. 이사장은 ‘으뜸빛’이다. 따로 설명을 부치지 않아도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이다. 총무이사는 ‘두루빛’이라 한다. 회원은 ‘모람’ 교육은 ‘갈배움’ 연수는 ‘닦음’이다. 교육을 위해 마련하는 프로그램들은 ‘풀그림’, 체험부스는 ‘겪음자리’, 협약식은 ‘울력다짐’이다. 알듯 말듯한 말들이다. 흔히 쓰지 않아 익숙치는 않아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전혀 낯모를 말도 아니다. 토박이말바라기에서는 한글학회 진주지회와 함께 아름다운 우리말 간판을 선정해서 시상하기도 하는데 지난해 10월에는 액세서리 가게 ‘도깨비풀’과 토목·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 ‘노둣돌’이 뽑혔다. 토박이말이 이렇게 예쁘구나 싶은 가게명이다. 외래어와 외국어가 짬뽕으로 쓰이는 우리말글생활 속에서 토박이말날 있어서 다행이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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