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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1세기 지역 ‘신언서판’의 출발을 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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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3  19: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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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희(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진주 남강의 물빛이 점점 짙어가는 이 봄에, 우리 진주의 미래가 될 ‘우주부품시험센터’가 착공식을 갖게 되어 시민들의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옛 어른들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지역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우리 진주의 ‘신·언·서’에 이어 ‘판’의 토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신’ 사람의 풍채를 뜻하는 말이다. 이를 지형으로 보면 우리 진주의 신이야말로 천혜의 땅이다. 덕유산과 지리산의 물줄기가 합쳐 흐르는 남강을 중심으로 물산이 풍부하면서도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진주이다. 반듯한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유한 기운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지난 1월 부임을 받아 오랜만에 진주를 찾아오면서 느꼈던 온화한 기운이 주는 넉넉함은 오직 필자만 얻은 것은 아닐 것이다.

흔히 언변으로 얘기되는 ‘언’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단순한 말재주가 아니라, 깊은 생각과 통찰력을 제대로 표출하고 발현하는 일이다. 거란부터 고려를 거쳐 현대까지 나라를 생각하는 단심과 불의에 저항하고 더불어 살기 위한 공동체 정신을 발현해 온 곳이 우리 진주였다.

글씨를 의미하는 ‘서’ 역시 진주향교가 상징하듯 교육의 중심으로 수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한 진주의 역사적 상징을 시사한다.

이렇게 ‘신·언·서’를 갖춘 우리 진주에 아쉬운 점이 미래 먹을거리 문제였다. 사실 모두의 과제이지만, 신언서판의 마지막 ‘판’을 잘 갖추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아는 판단력을 의미하는 ‘판’은 사물의 이치를 반반씩 나누어 보는 균형 감각을 상징하는 상형문자이다. 첨단만 존재할 수 없고, 과거만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어제 없는 오늘이 없고 오늘 없는 내일이 없듯이, 우리 진주의 산하와 유산, 진주 사람들의 면면에 전해 오는 문화적 DNA는 상상을 초월하여 급변하는 최첨단 기술시대의 균형을 이루는 훌륭한 기반이다. 여기에 미래와 과거의 균형을 이룰 터전이 갖춰진다면 최적의 ‘판’이 형성되는 것이다. 국내 우주부품 산업화와 국가우주개발계획 프로그램의 부품시험자원 확보를 위한 단초가 되는 ‘우주부품시험센터’가 바로 그 터전이다.

최첨단 미래 산업인 우주 부품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개발 생산에 있어 시험평가가 핵심 관문이다. 정부의 지원으로 여러 기관이 협력하여 첫 삽을 뜨는 ‘우주부품시험센터’는 향후 사천·고흥으로 이어지는 유관산업의 메카로 자리하면서 사람과 자원을 결집시키는 매개가 될 것이다.

사업 주관기관인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진주에 존재하는 의미 또한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균형의 관문으로서의 역할과 소명을 다하는 데 있음을 잘 알기에 KTL 가족들 모두 ‘우주부품시험센터’의 성공적 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이다. 지난 4월 13일 착공식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물론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어르신들과 미래세대까지 한데 모인 것처럼, 서로 다르되 하나를 향한 마음으로 21세기를 꽃피우는 지역 ‘신언서판(身言書判)’의 대표로서 우리 진주의 미래를 일궈 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정동희(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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