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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대학기부금,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 창구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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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7  23: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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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며칠 전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뉴스가 보도되었다. 일반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 이 뉴스는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었다. 바로 대학 모금 전문가들의 모임인 ‘대학모금가포럼’이 출범했다는 소식이다. 서울지역 10개 사립대학 기금 관련 부서 펀드레이저들이 모임을 만든 것이다.

대학의 재정은 크게 학생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대학발전기금도 한몫하고 있는데, 발전기금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발전기금 모금 전문가들이 모여 기부금 확대를 위한 대안 제시와 대학기부금 확충 계획 등 관련 연구를 전략적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는 국립ㆍ사립을 막론하고 비슷한 상황이다.

대학의 발전기금은 등록금 동결 등 날로 악화되는 대학재정을 보충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기능이 있다. 바로 우리 사회 전반에 나눔문화,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대학 출신 동문과 기업, 독지가 등이 대학에 기부금을 내는 것은 우리의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한 조건 없는 헌신이고, 국가적 인력양성을 위한 큰 투자이다.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고, 그 경쟁력은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와 학생들의 경쟁력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사실 되돌아보면 우리나라는 전쟁의 참상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가 되었고 이미 지난 2011년 공적개발원조(ODA)는 13억 2000만 달러로 세계 17위를 기록했다. 전후 복구를 위하여 세계 여러 나라들로부터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위치가 바뀐 것이다. 이러한 사회여건의 변화로 나눔과 기부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많이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부문화가 완전히 자리잡았다”라는 말을 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경상대는 12년 전인 2006년 ‘한학기 등록금 더 내기 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졸업 동문들에게 대학을 한 학기만 더 다닌다고 생각하고 등록금을 내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또한 2013년에는 장학금 되돌려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대학생 때 대학ㆍ국가ㆍ기업ㆍ이웃으로부터 받은 장학금을 후배들의 학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돌려 주자는 사업이었다. 많은 동문과 출향인사, 기업에서 참여해 주었다.

경상대는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이하여 ‘개척 한마음 모금 캠페인’을 선포했다. 선포식 첫날 약정금액은 6억 원이 넘어 많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선포식 이후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5월 초 현재 6억 8000만여 원이 약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후원회장을 비롯해 발전후원회원, 교수와 직원, 명예교수, 학부모, 기업체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그동안 나눔과 기부문화를 제창해 온 대학의 목소리에 지역사회와 동문들이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판단된다. 27살의 나이에 경상대에 입학했던 송재은(서울시 공무원) 동문은 “대학에 늦게 입학했으나 장학금 덕분에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며 “후배들을 위해 보탬이 되는 일을 생각해 오다 개교기념 사업에 동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눔과 기부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 개선은, 우리 사회가 물질적 선진국에서 정신적ㆍ정서적 선진국으로 진입했음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안락과 행복도 중요하지만, 그 행복은 주변의 이웃들과 함께할 때 더 가치있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모금가포럼이 출범할 정도로 대학은 발전기금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전기금은 학생 장학금, 교수 연구지원, 학술행사 지원 등 일반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 준다. 그런 한편, 우리 사회에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의 빌 게이츠나 마크 주크버그 등 성공한 기업가들이 사회에 거액의 기금을 내놓은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대학이 있다.

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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