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별제’ 150년 전 그대로 되살렸다

국내 유일 여성제례…진주성서 300명 연희자 재현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성들만 제관으로 참여하는 제례의식인 의암별제(義巖別祭)가 창제 150주년 만에 옛 모습 그대로 되살아났다.

진주시는 제17회 진주논개제 기간인 지난 25일 진주성에서 의암별제 여성 제관 규모를 최초 봉행당시 제례의식으로 재현했다고 27일 밝혔다.

의암별제는 1868년(고종 5년) 진주성 촉석루에서 임진왜란 때 순국한 논개를 추모하기 위해 행해졌던 제사용 노래와 춤이다. 기녀(妓女)였던 논개는 1593년 6월 제2차 진주성 전투가 끝난 후 일본군 장수를 껴안고 남강에 투신해 순국했다.

진주시는 지난 17년간 지역 대표 봄 축제인 진주논개제 때 이 제사를 올려왔으나, 규모 등에서 원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올해 의암별제는 ‘1868년 그날’을 주제로 일부 악관을 제외한 300여명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돼 행사를 치렀다.

의암별제는 논개를 모신 사당인 의기사(義妓祠)가 중건된 지 44년만인 1868년 진주목사 정현석이 진주교방 기녀들의 주도하에 춘추상제와 별도로 추모제이자 가무제 형식으로 제사를 올리기 시작했다.

정현석이 노래와 춤에 대해 엮은 책인 교방가요(敎坊歌謠)에는 의암별제는 기녀 300명이 가무를 곁들여 사흘간 제사 치르는 화려하고도 격조 높은 대제전이었다고 적혀있다.

특히 악사를 제외한 제관과 연희자는 모두 여자들이었다. 초헌관을 비롯해 아헌관과 종헌관은 신망 있는 노기(老妓) 중에서 뽑았고, 당상과 당하의 집례는 글을 아는 기생을 선임했다.

1893년(고종 30년) 진주성 함락 300주년을 맞아 개최한 의암별제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는 기록도 전한다.

의암별제는 일제 강점기 문화말살정책으로 점점 자취를 감췄지만, 1992년 진주민속예술보존회 운창 성계옥 이사장의 노력으로 복원, 봉행됐다.

이후 의암별제는 학계·문화·예술계로부터 역사성과 정통성,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진주검무를 비롯한 여흥가무의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진주시 관계자는 “의암별제는 논개를 비롯한 7만 민관군의 충절을 되새기는 축제로 진주 논개제의 모태이자 대표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지난 25일 오후 진주성에서 국내 유일 여성제례인 ‘의암별제’가 거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진주문화예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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