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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칼럼]‘내로남불’ 없는 사회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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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19: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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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환

요즘 소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왜 이런 좋지 않은 단어가 판을 칠까? 의문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본다.

우리가 어렸을 때 책상모서리에 부딪쳐 아파서 울 때 할머니께서 책상을 두드리면서 “예끼 이놈, 우리 애를 아프게 했다”고 책상을 꾸짖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이처럼 합리적 사고를 키우지 못한 환경에서 기인한 탓일 수도 있겠다 생각해 본다.

자기가 소지하던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남이 훔쳐갔다고 신고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나의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남에게 탓을 돌리는 경향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다. 앞사람이 출입문을 열고 들어갈 때 뒤따르던 어떤 사람이 자신은 출입문을 손도 대지도 않고 문이 열린 사이 잽싸게 들어가려다가 부딪쳐 다쳤는데도 자신의 잘못을 탓하기보다 출입문 시설주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며 따진다는 웃지 못할 일화가 있다. 무엇이든 잘못되면 남을 탓하는 풍토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잘되면 자기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밀물은 밀려들어오는 드는 물을 말하고 썰물은 빠져나가는 나는 물을 말한다. 밀물은 누구하나 반기지 않는데 썰물은 갈매기도 어린이도 강아지도 너무 좋아하고 기뻐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밀물이 썰물을 시기하며 미워하기 시작하고 모두가 왜 나를 싫어하고 썰물만 좋아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오랫동안 밀물과 썰물을 보아온 바닷가 오래된 소나무에게 밀물이 찾아가 “어르신 왜 밀물인 나를 미워하고 모두 다 썰물만 좋아 하는 지” 물어 보았다. 그 질문을 받은 노송은 혀를 차며 “야 이놈아, 자네가 밀물이고 썰물이면서 썰물을 시기하느냐”고 꾸짖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이 무엇이든 내 탓으로는 여기지 않고 남을 탓하는 밀물과 같다고나 할까.

일찍이 공자께서는 ‘세상이 변하기를 소망하지 말고 그대 자신이 변하기를 소망하라, 세상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불만과 실패하는 이름의 불청객이 찾아와서 포기를 종용하고,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성공과 희망이라는 이름의 초청장이 찾아와서 도전을 장려한다’고 했다.

심리학에서는 행위자·관찰자 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한 행동의 이유는 주로 외부환경에서 찾고, 다른 사람 행동은 내면에서 이유를 찾는다는 것이다. 내가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에 건널 때에는 ‘다니는 차도 없고 남에게 위험하지도 않아서’라고 하고, 그러나 남이 하면 ‘준법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며 내로남불의 심리적 발동을 하게 된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집무실에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 라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우리도 합리적 사고를 어렸을 적부터 길러 우선 타인으로부터 원인과 책임을 찾지 말고 자기 자신을 먼저 되돌아보는 풍토를 조성해 가야 할 것이다.

주용환(사천경찰서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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