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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속에 남은 리더들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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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0  20: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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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오래 전 교감 연수 때 우스갯소리로 강사가 화면에 비쳐 준 리더 상을 보며 웃던 생각이 난다. 멍게형, 멍부형, 똑게형. 똑부형으로 구분해 멍게형이란 멍청하고 게으른 지도자를 말하며 멍부형이란 멍청한데 부지런한 지도자, 똑게형은 똑똑하나 게으른 지도자, 똑부형은 똑똑하며 부지런한 지도자로 구분하며 제일 걱정스런 지도자로 ‘멍청한데 부지런한 지도자’를 꼽는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시절 미국의 제 7기병여단 무어중령이 400여 명의 부하를 이끌고 죽음의 계곡으로 출발하며 공포에 가득 찬 부하들을 연병장에 도열시켜 연설한 명장면이 떠오른다. “나는 적진에 가장 먼저 들어 갈 것이며 나는 가장 뒤에 그 곳을 나올 것이다”, “나는 너희들을 반드시 살려 데려온다는 약속을 할 순 없지만 내 뒤에 너희들 단 한명도 남겨 두지 않겠다”, “피부, 종교 모두 다르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이제는 믿고 서로를 지켜야한다”, “주님께 이것은 맹세한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고국에 함께 간다” 이 연설을 들은 군인들은 공포는 사라지고 어느새 결연한 의지와 투지로 변한다. 실제 전투에서 무어중령은 대대가 포위되어 거의 궤멸되자 본부서 헬기를 보낼테니 “너만 탈출하라”고 하나 부상자를 실어 보내고 최후에는 적과 함께 동귀어진(同歸於盡)의 심정으로 네이팜탄 투하를 요청해 베트콩을 섬멸하고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온다.

한무제 때 실크로드 대장정에 나선 곽거병도 한무제가 내린 하사주 한 병을 오아시스에 부어 황제께서 내린 술이라고 하며 물에 타 모든 부하와 함께 술을 마셔 대업을 완성한다. 이곳은 주천(酒泉)이란 이름이 붙여져 이젠 마을이 되었는데 바로 현대의 리더들이 새겨야 할 ‘화광동진(和光同塵)하며, 광이불요(光而不燿)하라’는 노자의 가르침이 숨 쉬는 곳이다.

‘자신의 덕과 재능을 감추면서 세속을 따르고 속인들과 어울리고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는 말이다. 바로 소통과 배려를 이야기함이라. 진정한 소통이란 자기와 친하지 않은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이 소통이 아니겠는가? 부처님은 대장장이 춘다의 버섯불고기 공양이 식중독을 일으켜 열반을 맞을 때도 옆의 제자들에게 ‘절대 이 사실을 알리지 말고 마지막 공양을 맛있게 먹고 열반에 들었다고 전해라’ 하신다. 춘다의 정성이 실수로 알려져 큰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을 배려하심이라! 겉으로는 소통과 배려를 외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즐기는 위정자들이 새겨 들어야할 소중한 가르침이다.

 


박상재 (서진초등학교장, 진주교원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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