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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의 귀농인 편지<3>건강한 삶이로움이 익어가는 발효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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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1  22: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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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씨가 단풍취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의식주가 필수요인이다. 그런데 의와 주는 대개 전문가의 도움으로 해결이 되지만 식에 있어서는 다른 이의 손에 맡기는 것보다 내 손으로 재배해서 먹는 게 가장 안전하다.

물론 집도 내 손으로 지어 살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보면 음식에 있어서는 내 손을 고집할 필요가 있고 의식주 셋 중에 건강에 직결되는 것 또한 식이기에 음식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에는 생식, 화식, 발효식이 있다. 생식은 영양분의 섭취율이 삼사십 퍼센트이고 화식은 50∼60%, 발효식은 70∼80%라 한다. 섭취율도 그렇지만 생식이라는 건 먹을거리를 법제하지 않은 상태로 하는 것이라 함부로 시도하면 득보다 실이 많은 방식이다. 영양이 과다한 사람들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몸이 약한 사람들에겐 실이 많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화식을 하지만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마을엔 발효식이 대부분이다.

 

   
감식초 담그는 법 강의


우리 음식에도 발효식이 많다. 김치나 된장인데 그것 말고도 시골에 살다보면 발효액과 식초에 자연스레 도전하게 된다. 마침 매실 수확 철이고 하니 매실발효액을 제대로 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용어 정리부터 하면 엑기스라는 말은 진액이라는 말이므로 중탕을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엑기스라는 말은 적절치 않다. 그 다음엔 효소액 이라고도 칭하는데 매실액 안에는 자연효소가 있긴 하지만 사람에게 유의미한 정도의 효소는 없다. 따라서 효소액이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다. 국가기관에서는 매실침출액이라고 하는데 침출만 해서는 최고의 식품이 될 수 없다. 침출액을 발효시켜 먹어야 최고의 음료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방법으로 발효를 시키면 명실상부한 매실발효액이 되는 것이다.

매실은 예로부터 망종 매실이라 했다. 따라서 망종(6월 6일)이 지난 매실이라야 제대로 익어 과육에 독성도 없고 향기와 맛을 잡을 수가 있다. 매실에 설탕을 넣는 비율이 중요한데 항간에 1대1로 넣다보니 설탕물이라고 방송에 보도가 되어 매실 농가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매실 대비 설탕을 100% 넣으면 당도가 53%정도 되는데 이렇게 되면 미생물들이 다 죽어버린다. 미생물도 생물인지라 소금이나 설탕의 농도가 진하면 활동이 위축되거나 사멸한다. 즉, 발효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초보인 경우에는 70% 정도로 시작하는 게 좋다. 이때 설탕 50% 올리고당 50%를 넣는 방법도 있는데 올리고당은 분해가 안 되는 섬유질과 같은 효과가 있기에 당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의미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설탕은 가성비가 좋은 백설탕으로 충분하다. 미네랄이나 영양분이 많다고 값비싼 원당을 사용하는데 미네랄이나 영양분은 다른 과일이나 음식에서 섭치하면 될 것을 굳이 설탕으로 흡수할 필요까진 없다. 용기는 꼭 항아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값도 비싸고 소독이나 옮기기도 불편하다. 식용으로 인정된 페트병도 아무 상관없다.

시중에 파는 세배 식초는 산도가 18정도인데 식약처에서 허가해 준걸 보면 발효액 정도는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 매실과 설탕을 넣고 한지나 천으로 입구를 봉하고 삼일 정도 지나면 액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매일 한번 씩 저어 주는 게 비법이다.

설탕도 녹일 겸 공기를 넣어주는 것인데 만약 공기를 넣어주지 않으면 매실에 붙어 있는 자연효모가 알콜 발효를 시작한다. 매실액을 먹고 술에 취한 듯한 경우가 이런 경우이다. 또한 술은 시간이 지나면 식초가 된다.

 

   
▲ 발효중인 매실엑기스


알코올 발효가 된 매실액은 시간이 지나면 식초가 생성되고 그러면 매실액이 시큼하게 된다. 그 원인이 저어주지 않고 방치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정도 저어주면 설탕도 다 녹고 매실들이 위로 떠오른다, 매실이 공기와 접하면 곰팡이가 핀다. 곰팡이가 피면 쾨쾨한 냄새가 나고 변질이 된다. 따라서 매실을 가라 앉혀주어야 한다.

비닐에 물을 넣어 주둥이를 묶은 다음 용기에 집어넣으면 간편하게 매실을 가라앉힐 수 있다. 그리고는 두 달 정도 시원한 곳에 두어 발효를 시킨다. 발효하기 적당한 온도는 25도이다. 온도가 높으면 급속히 발효하여 넘치는 경우가 있으니 저어주든지 온도를 내려주든지 해야 한다.

발효는 저온으로 서서히 돼야 맛이 좋다. 매실을 건지는 것은 오래두어도 큰 상관은 없으나 액이 탁해지므로 두 달 만에 건지는 게 좋다. 액만 추출하여 더욱 시원한 곳에 6개월 정도 숙성시켰다가 음용하면 된다.

설탕은 천연식품으로 원당은 단당이지만 설탕은 정제과정에서 자당(이당)이 되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단당으로 분해되어야 한다. 이때 미네랄이나 칼슘, 효소 등이 소모되기에 해롭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효액을 담그면 미생물이 설탕을 단당으로 분해하기에 흡수가 수월해진다. 단지 단당도 당이기에 과한 흡수는 삼가야 한다. 당은 뇌의 활동에 필수적인 영양소이지만 뭐든 과하면 해로운 것이다. 좀 더 맛난 발효액을 만들려면 발효액 1리터에 천일염 한 알 정도를 넣으면 발효도 잘 되고 맛도 깊어진다. 발효액을 먹을 때는 물을 섞고 천연발효식초를 소량 넣어서 상온에 이삼일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어 먹으면 사이다 같은 맛이 나기에 아이들도 좋아한다.

탄산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첨가물이 들어가고 영양분도 별로 없는 음료수보다 천연식품인 매실발효액을 담궈 시원하게 먹으면 올 여름 더위는 물론 소화를 돕고 식중독 예방에 활력까지 되찾을 수 있으니 이 어찌 건강한 먹을거리라 하지 않겠는가.

    
   
▲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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