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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매실이 기가 막혀박도준기자(취재부 지역팀 부장)
박도준  |  djp1@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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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5  01: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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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준기자
지난 토요일 보리수열매를 땄다. 지인이 농사짓는 매실과수원인데 보리수를 딸 시간도 없고 판매도 어려워 마음껏 따 가라는 말에 딸들과 지인들에게 즙을 내서 선물하려고 열심히 땄다.

올해 들어 단감꽃 솎기, 봉숭아 열매 솎기와 봉지 싸기, 매실 따기·선별, 자두 따기 등 지인들의 과수원일들을 도왔다. 이들의 말에 의하면 지을 과수실가 없다는 것이다. 단감과 배는 외국과일에 밀려 소비가 격감해 수지가 안맞고, 매실은 독성 성분과 설탕 논란 때문 소비가 크게 줄었단다. 따다만 매실을 보니 얼마전 기사가 생각이 났다.

올해 매실 생산량은 전국적으로 지난해보다 10% 가량 증가한 반면 소비는 수년째 하락해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0~30% 떨어지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나타나고, 하동군에서는 긴급 안정자금을 투입하고 한다는 기사였다.

지인이 짓은 매실은 가물면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고 친환경약품으로 병충해를 잡고 가지치기, 열매솎기 등의 노력을 들여 그나마 좋은 가격을 받는다고 한다. 일손도 지인들이나 여동생들의 도움과 지인부부 내외가 모든 것을 처리해 품삯을 들이지 않아 그나마 낫다고 했다. 특히 온새미로농법으로 과실을 키워 친환경 생산물이라는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온새미로농법은 산야초와 같은 천연물이나 농업부산물, 수확잔재물을 저온 열분해 장치를 통해 축출한 물질로 병충해 관리를 함으로써 식이유황과 식물성오메가-3와 지방산이 많고, 식물호르몬을 사용하지 않아도 영양과 맛 그리고 당도가 뛰어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매실은 드라마 ‘허준’에서 매실 효능을 이야기하면서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농산물 개방으로 마땅히 지을 과실수가 없는 상황에서 단시일에 고소득을 올리는 작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가 매실 독성과 매실청의 설탕 문제가 방송을 타면서 매실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엔 맛 칼럼니스트가 ‘청매실은 무조건 먹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학자들이 그렇지 않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주입된 생각은 변하지 않고 있다. 농가만 죽을 맛이다.

사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 독성이 있는 것도 많다. 두릅, 고사리, 냉이, 다래순, 원추리순, 도라지 등도 독성을 가지고 있어 데쳐서 먹어야 한다. 유독 매실만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 풋매실의 경우 덜 익은 씨에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이 있다. 복숭아, 살구, 자두 씨에도 있는 성분으로 씨가 여물어지면 없어진다고 한다. 망종 이후엔 안전하다. 매실의 입장에서는 통탄할 일이다.

해묵은 설탕 논란도 그렇다. 매실청을 담을 때 설탕을 1대1로 섞기 때문에 설탕물이라는 주장이다. 설탕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매실청에는 소화불량과 원기회복 효과가 입증되었고, 이 설탕이 매실 속 비타민과 무기질 같은 성분이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 이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설탕비율을 0.6~0.7로 낮추고 매실청을 물에 타서 희석시켜 먹으면 된다. 포도, 살구, 자두, 양파, 깨똥쑥 등 수많은 엑시스는 왜 언급하지 않는가. 간장을 소금물이라는 주장과 같다. 또 시중에서 파는 음식들은 어떨까. 인공감미료와 설탕, 소금이 엄청 들어가는 것도 있다. 과자에는 또 얼마나 많은가. 매실이 귀가 막힐 일이다.

농촌진흥청 핵과류 연구사 남은영씨는 “매실 씨앗에 들어 있는 아미그달린은 열매가 익어가면서 크게 감소하므로 잘 익은 청매실은 독성이 문제 되지 않는다.” 강조한다.

매실에 대한 효능은 동의보감에서 이미 밝혔고 현대 과학으로도 확인되고 있는 반면 매실에 대한 부작용은 단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없다. 농민들이 피땀흘려 방치하는 매실이 없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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