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없이 8년 수고하셨다” 말에 눈시울 붉혀
이창희(사진·67) 진주시장은 26일 “퇴임 후 서울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가 생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진주시청 인근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시장은 “4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앞만 보고 일해 왔는데 막상 이렇게 퇴임을 앞두고 있으니 고인이 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어록 중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이 시장은 TV나 신문을 보지 않고 산청에 있는 선산과 산사를 찾아 다니며 마음을 수양했다고 밝혔다. 그는 퇴임 후 산청 선산 인근에 집을 짓고 귀촌을 할까도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참패한 가장 큰 원인은 홍준표 전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젊은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당을 지지했던 40∼50대도 홍 전 대표 때문에 모두 돌아섰더라”며 “창원시장 후보도 홍 전 대표가 사천(私薦)을 하는 등 스스로 패배를 자초했다”고 비난했다.
이 시장은 지난 8년간 시정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가용재원 5300억원을 아껴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선 7기 지역 주요 현안사업에 투입하기 위해 비난을 감수하고 5300억원을 아껴뒀는데 결국 쓸 수 없게 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재직시 이 예산을 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사용했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후임 시장인 조규일 당선인이 진주의 난개발을 막는 등 바르고 소신 있는 시정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오찬 말미에 기자들이 “지난 8년간 휴가도 한 번 못가셨는데 이제 퇴직하시면 하고 싶은 것 하시면서 사시라”고 말하자 이 시장은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시울을 붉혔다. 이 시장의 퇴임식은 27일 오전 11시 시청 2층 시민홀서 직원조례 형식으로 열린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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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사람 아니네 !
서울에서 살겠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