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 경제기획
일자리 無 손님 無 거래 無…무섭다[기획]위기의 경남경제 <상> 유례없는 불황
강진성·박성민기자  |  news24@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7.01  22:11:05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경남경제가 위기다.” 유례없는 경제불황에 돌입했다는 말은 새삼스럽지 않다. 수출 여건 악화와 내수부진은 경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국가경제가 좋아지길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경남은 조선업과 자동차·기계류 제조업이 쓰러지면서 치명타가 더 크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후보시절 민생·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도정 과제로 밝힌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민선 7기 출범을 맞아 경남경제의 현 상황과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주


◇거리로 내몰리는 40대=46살 김동영(가명)씨는 하루하루가 힘들다. 김 씨는 거제에서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실직했다. 하청업체 직원이었지만 벌이가 나쁘지 않았다. 아파트 분양을 받아 새집에서 행복하게 살 꿈도 꾸었다. 조선업 위기는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예·적금 통장은 모두 깼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다니는 아이의 사교육도 끊었다. 새 보금자리가 되리라 생각했던 아파트는 짐이 됐다. 분양가 이하로 팔려해도 연락이 없다. 구직활동도 쉽지 않다. 눈높이를 낮춰 지원해도 기업은 4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부담스럽다.

경남경제를 떠받치는 40대의 일자리는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남지역 40대 취업자수는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44만7000명, 4분기 44만4000명에 이어 올 1분기는 44만명으로 더 줄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한창 진행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치다.

영원할 것 같았던 조선업 호황은 끝났다. 경남 조선업 주축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2014년 대비 정규직수가 20~30% 감소했다. 올 연말 추가 구조조정도 예고되고 있다. 중소 조선소는 절망이다. SPP사천조선소는 문을 닫았고 성동조선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나마 STX조선은 지난 4월 극적으로 법정관리를 피했다.

◇장사 접는 자영업자=창원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장사를 접었다. 불경기에 회식문화가 많이 사라지면서 좀체 매출이 오르지 않아서다. 단골은 가게 오는 횟수가 줄었다. A씨는 “인건비와 재료비는 오르는데 손님은 줄어들고 있다. 회식도 식당에서 1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밤늦게 까지 2차, 3차 찾아오는 술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한 의류브랜드 로드숍을 운영하던 B씨는 연말 상가 계약이 끝나면 영업을 그만둘 계획이다. B씨는 “손님들이 백화점이나 아웃렛으로 간다. 손님이 오더라도 구매는 정작 인터넷에서 한다. 손해만 보는 장사를 할 바에는 차라리 쉬는게 낫다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국민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자영업자들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외식비중은 줄어들었다. 입지가 좋은 곳은 매출이 감소하자 당장 임대료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전년에 비해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애물단지 된 부동산=진주혁신도시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타 지역으로 사무실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매수자가 실종하면서 개점휴업 상태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혁신도시에 100개가 넘는 중개업소가 있지만 거래가 실종이다. 혁신도시 아파트 거래는 1개월에 서너건에 그치고 있다. 상가 거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 중개업소가 쉬고 있다. 일부는 일감을 찾아 신안·평거동으로 이동했다”고 하소연했다.

투자자들에겐 그야말로 애물단지다. 진주에서 아파트를 어렵게 분양받은 한 분양자는 대출이 막혀 입주 잔금을 걱정하고 있다. 입주 이후 역전세난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년 전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 불황은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등 정부 대책은 지역 부동산에 직격탄이 됐다.

조선업과 기계업 위기 여파가 미친 창원, 거제가 가장 심각하다. 한때 수도권 아파트 가격과 비교되던 창원은 매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아파트매매지수는 1년 전보다 10%이상 하락했다. 반림동의 한 아파트는 1년 새 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조선업 의존이 높은 거제는 여파가 고스란히 부동산으로 옮겨갔다. 2015년 거제는 도내 최고 호황을 누렸지만 201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날개없는 추락중이다. 매년 10%이상 가격 하락은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지난해말부터 준공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 하락은 더 심해졌다.

강진성·박성민기자

 
조선업실직자
그래픽=박현영기자
강진성·박성민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