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회에서 워라밸 사회로
과로사회에서 워라밸 사회로
  • 강진성·이은수기자
  • 승인 2018.07.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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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큰 혼란없이 시작
우선적용 300인 기업·공공기관 대부분 사전 준비

주 52시간 근무제가 우려와 달리 큰 혼란없이 시작됐다. 이번에 제도가 적용되는 곳은 규모가 큰 사업장이다보니 대체로 사전 준비가 이뤄진 상태다.

사실상 첫 출근일인 2일 경남지역 해당 사업장은 차분히 새 제도에 적응하는 분위기다. 이달부터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사업장은 300인 이상 기업과 국가·공공기관이다.

도내 업체들은 제도 적용에 앞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 도입, 추가 고용 등으로 미리 준비해 별다른 혼란이 없었다.

대형 제조업이 많은 창원도 대체로 차분했다. 자동차부품 제조 중견업체인 센트랄은 지난달부터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8시간을 채우고 퇴근하는 방식이다. 업무가 몰리는 시간에 맞춰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어 직원 만족도가 높다.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현대로템 역시 지난 3월부터 주 52시간 근무를 앞당겨 시행했다. 주말 특근은 52시간이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조정하고 있다.

공작기계 제조업체인 현대위아는 주야 맞교대 근무를 2개조가 오전 7시∼오후 4시, 오후 4시∼익일 오전 1시까지 근무하는 형태로 바꿨다.

300인 이상 사업장이 많지 않지만 서부경남도 별다른 혼선없이 주 52시간제에 적응하고 있다.

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지업체 무림페이퍼는 지난달 20명 가량 추가 고용했다. 일부 생산라인 가동으로 근무시간이 초과되는 부서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물류업무 부서는 유연근무제가 적용됐다. 사무부서는 PC 작동시간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만 작동되도록 온오프시스템을 도입했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계는 이미 52시간내 근무가 적용돼 특별한 조치 없이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관도 차분히 진행됐다. KTL은 유연근무제와 함께 휴가뱅크제(연장근로 시간을 휴가로 보상받는 제도)를 실시해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LH는 52시간 근무제 관련 TF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연구직이 많은 세라믹기술원 역시 유연근무제로 근무시간을 줄이고 있다.

반면 내년부터 중소기업에도 적용되면 다소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영세한만큼 인력충원과 유연근무제 도입이 쉽지 않다. 진주의 한 제조업체는 “내년부터 적용대상인데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인력을 더 뽑고 싶어도 여력이 없다. 주변 기업들 상황을 봐가며 대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일주일간 휴일·연장근로를 포함해 52시간을 넘길 수 없다. 2004년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노동환경에 가장 큰 변화다. 이전까지 적용된 주당 최대 근무시간은 68시간이다. 주 52시간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많지만 ‘일하는 사회’에서 ‘일과 여가를 병행하는 사회’로 진입하는 관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로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 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며 주 52시간제 당위성을 언급했다.

주 52시간제는 7월 1일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에 이어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 5~49인 사업장은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 등 5개 업종은 특례업종으로 지정해 주 52시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육상운송업 중 노선버스업은 52시간제가 적용된다.

고용노동부는 연말까지 법위반 사업장에 대해서 처벌을 유예하고 계도를 통해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진주지청 관계자는 “설명회와 홍보를 통해 주 52시간제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며 “실태파악과 함께 빠른시일내 우리사회에 안착되도록 계도하겠다”고 밝혔다.

강진성·이은수기자

 

그래픽=박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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