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끝낸 도의회…균형·협치 정치실험 도전
독주 끝낸 도의회…균형·협치 정치실험 도전
  • 김순철
  • 승인 2018.07.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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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대 도의회 출범에 거는 기대
제11대 경남도의회가 출범했다. 도의회는 5일 오후 김경수 도지사와 박종훈 도교육감 등 집행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갖고 본격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58명의 도의원들은 이날 열린 의회, 도민 행복을 위한 의회가 될 것을 다짐했다. 새로 출범한 도의회는 일당 독주체제에서 보여준 발목잡기 내지, 거수기 역할 대신 합리적인 견제와 대안 제시 등으로 진정한 도민의 대의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달라진 정치지형=지난 6·13지방선거에서 350만 경남도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제11대 도의회 원구성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경남지역 광역의원 지역구 당선인 52명(비례대표 6명 제외) 중 민주당 소속은 31명에 달했다. 비례대표까지 고려하면 민주당이 3명을 확보하게 돼 민주당 당선인은 34명으로 제1당이 됐다. 무소속은 2명이고 정의당이 비례대표 1명을 확보했다. 한국당 소속 당선인은 19명이고, 비례대표 2명을 확보하면 21명에 불과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전체 55명 중 50명이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도민들은 여당에 힘을 실어줬고 변화를 원했다. 자유한국당 독주체제를 무너뜨리면서 경남은 더 이상 보수의 아성이 아님을 보여줬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도와 김경수 도지사의 바람몰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가 한몫한 결과다.

◇새로운 정치실험 시작=더불어민주당이 34석으로 제1당, 자유한국당은 21석으로 제2당이 되면서 도의회 의정활동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일당 독주체제 시절 보여줬던 독선적 모습보다는 법안 및 예산안 심사 등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당과 정치력과 협상력을 발휘해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같은 정당 김경수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 시설 채무제로 추진 과정에서 폐지되거나 삭감할 수밖에 없었던 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로 도정과 상호보완과 경쟁을 통한 생산적 의회를 이끌어야 하는 책무도 부여됐다. 무상급식예산의 기관간 배분문제를 비롯한 남북교류협력 기금 부활, 서부경남지역 혁신형 공공병원 설립,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추경 편성에 따른 협조와 견제 역할 등이 그것이다.

제2당으로 전락한 자유한국당은 도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건전한 보수로서 무엇이 도민들을 위한 자세인지 성찰해야 한다. 그런 다음 도정현안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력자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민주당과 집행부가 독선과 독주로 흐르지 못하게 적절히 견제해야 하는 ‘균형자적 열할’이라는 새로운 정치실험대에 오르게 됐다.

◇신-구의 조화 속 소통과 협치 기대=원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간 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함으로써 제11대 도의회 출발은 보기 좋았다. 제1당인 민주당은 의장·부의장 각각 1명과 상임위원장 5석을 맡게 됐고, 한국당은 부의장 1명과 2석의 위원장을 차지하게 됐다. 별 무리없이 타결한 이 결과에 양 정당은 소통과 화합의 결과로 해석했다.

자유한국당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도민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4년간 열정과 노력으로 의정활동을 수행하겠다고 결의한 끝에 더불어민주당의 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협상단 대표들도 “수차례 협의했으나 결과를 보지 못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안을 받아들여 감사들인다”며 “앞으로 도민의 뜻을 받들어 협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4년간 생산적인 갈등과 균형 있는 협치를 기대하는 이유가 함축돼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체 58명의 의원 중 48명이 초선의원이어서 의정 경험 부족과 전문성 부재에 따른 혼선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34명 중 재선은 2명에 불과하고, 32명이 초선이어서 이같은 우려를 더한다. 하지만 한국당 포함, 초선의원 중 7명이 기초의회 의장을 역임(재선급 이상은 8명)한 만큼 이들이 노련미를 발휘할 경우 신구조화로 큰 혼선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류경완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사안별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토론을 통해 입장을 이해하고 합의를 통해 관철시키는 소통과 협치를 보여줄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 한분 한분 역량을 갖췄다고 보지만 부족한 점은 당 자체 연수와 워크숍을 통해 역량을 강화, 도민들의 신뢰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병희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뜻을 같이했다. 김순철기자 ksc2@gnnews.co.kr





 
제11대 경남도의회 의원들이 김경수 도지사와 박종훈 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도의회 현관 앞에서 파이팅하며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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