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프 > 피플
[행복한 도전] 진주교도소 직원 동호회 '선율여행'음악을 막아설 벽은 없다
임명진·박현영기자  |  sunpower@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8.02  02:09:12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흥겨운 트로트 리듬에 맛깔나는 보컬의 노래는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마술, 색소폰, 오카리나, 통기타 연주가 차례로 선을 보이면 무대는 어느새 신명나는 공연장이다.

철통같은 보안과 경비를 자랑하는 진주교도소, 바로 그곳에 근무하는 교정직원들이 음악으로 사랑과 행복을 전하는 선율여행에 나선 건 최근의 일이다.

음악을 통해 수형자의 재활을 돕고 지역봉사 활동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 동호회의 명칭도 ‘선율여행’이다.

여행의 목적지는 지역의 요양시설이나 복지시설 처럼 어렵고 외로운 이웃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올해에만 벌써 몇 차례의 공연을 통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태수 진주교도소장은 “전체 350여 명의 직원 가운데 3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대단하다. 음악을 통해 수형자들의 심리치료 효과와 외부공연으로 지역민과 함께하는 교정기관의 새로운 모습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율여행’의 연주 장르는 다양하다. 잔잔한 통기타 발라드부터, 화끈한 락, 흥겨운 트로트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음악도 소화해 낸다. 여느 기성 직장인 밴드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선율여행’이다.

평균 나이는 50대, 이제는 직장에서도 왕고참의 반열에 오를 법한 소위 6070세대들이 주축이다.

각각 베이스, 드럼, 키보드, 기타 등을 맡아 젊은 후배에게 뒤질세라 매일같이 실력을 갈고닦고 있다.

멤버들의 이력도 다양하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밴드부에서 활동한 강병철(54)교위는 30여 년 만에 다시 전자기타를 잡았다.

강 교위는 “전자기타는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고 효과음이 많아 젊은 시절 참 좋아했다. 이렇게 나이들어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공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섹소폰을 연주하는 황진배(55) 교도관은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들 딸과 함께 합주를 할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황 교도관은 “업무상 수형자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음악을 시작했다. 작은 재능이지만 봉사한다는 느낌이 들어 만족한다. 음악을 통해 지역봉사와 수형자의 교정교화에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틱을 쥐고 있는 하진우(47) 교사는 대학 시절부터 드럼을 시작한 베테랑이다.

하 교사는 “대학 시절에 밴드 동아리 활동을 했다. 이후 기회가 없어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이렇게 다시 시작하게 됐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고 우리를 찾는 곳이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김규린(51) 교위는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 기타와 베이스, 심지어 오카리나까지 못하는 게 없다. 김 교위는 “총무를 맡아 선율여행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분위기가 너무 좋고 다들 열심히 활동해 줘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클래식기타로 ‘로망스’를 멋드러지게 연주한 김종욱(54) 교위는 “대학 시절 기타에 입문했는데, 세월이 흘러 다시 그때 그 시절 음악으로 밴드 활동을 하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틈틈히 짬을 내 연습을 한다. 4교대 근무이다 보니 자주 모이기도 어렵다. 점심시간을 이용하거나 근무를 마치고 각자 개별적으로 연습을 하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다함께 모여 합주를 한다.

이들의 연주는 전경순 도도음악학원 원장과 강찬문 경남실용음악학원 원장이 적극 돕고 있다.

전 원장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열정도 참 대단하다.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정말 보람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율여행은 지난 해 7월 처음으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제1회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가족과 친인척, 퇴직 선배들이 총 출동해 그들의 연주를 지켜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제복을 입은 교도관들의 신나는 연주는 딱딱한 교정시설의 이미지를 벗어던지는데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

직원들은 “공연을 나가 보면 처음에는 교도소 직원들이라는 사실에 놀라워 한다. 하지만 막상 연주를 시작하고 나면 다 함께 어울러지고 서로간에 벽을 허물고 정을 나누는 시간이 펼쳐진다”고 입을 모았다.

배홍난(52) 교감은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보람된 기분을 느낀다. 벅찬 환호에 감사한 기분도 들고, 주변의 동료들도 서로 배려해 줘 고맙다”고 전했다.

선율여행은 향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명운(51·교위) 선율여행 회장은 “수형자나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제복을 입고 드럼을 연주하고, 기타를 치고, 또 노래를 한다. 우리의 재능이 지역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공연을 통해 교정시설을 다시 보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더 알찬 연주를 선보이며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진·박현영기자

                
   
 

임명진·박현영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견희
좋은일 많이 하시네요. 흐뭇!!
(2018-08-02 17:05:4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