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압수수색에 경남도 '술렁'
‘올 것이 왔다’…압수수색에 경남도 '술렁'
  • 정만석
  • 승인 2018.08.02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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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내부 일손 놓은 채 사태 파악 분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오전 김경수 지사 집무실과 관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자 경남도 내부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 속에 종일 술렁거렸다. 취임 한 달 된 시점에서 갑자기 벌어진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채 사태파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검팀은 이날 공무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 7시 30분께부터 도청 집무실과 관사로 나눠 압수수색 절차를 밟았다.

특검팀은 최득신 특별검사보와 정우준 검사 등 수사인력 17명을 창원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압수수색에 앞서 김 지사 변호인 측과 통화를 하며 압수수색을 통지했다.

변호인 입회 아래 각종 서류를 복사하거나 디지털 자료를 내려받는 등 각종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김 지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도청 관계자는 김 지사가 이날 하루 연가를 냈다고 전했다.

당초 김 지사는 다음 주에 여름 휴가를 갈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정에 없던 연가를 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김 지사는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추도식에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강금원 회장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6년째 되는 날이다”며 “오전에 충주에서 추도식이 있었고, 매년 참석했던 행사라 하루 휴가를 내고 참석했다”고 적었다.

그는 “강 회장과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이 참석해 추도식은 잘 마쳤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그사이에 예기치 않은 일들이 있었다”며 “특검은 제일 먼저 제가 요구했고, 그 어떤 조사든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제 갓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과 이미 경찰 조사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밝혔던 사안들이 마치 새롭게 밝혀지고 확정된 사실처럼 일부 언론에 마구잡이로 보도된다”며 “조사 결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일방적 흠집내기로 다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워도 끝까지 당당하게 이겨내겠다”며 “저를 믿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검의 압수수색 집행에 대해 도청 공무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 속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김 지사가 전날까지 소환 통보도 없었다고 한 상황에서 압수수색이 집행되자 도지사 집무실 주변을 서성거리기도 했다.

한 공무원은 “김 지사가 취임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데다 관사는 입주한 지 보름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드루킹 의혹과 관련한 증거가 나오겠느냐”고 의아해 했다.

도내 여야 정당들도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도 입장차는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특검은 특검 필요에 따라 압수수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드루킹 의혹과 관련한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물증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일단 수사를 지켜볼 뿐이고 김 지사가 잘 대응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과의 관계가 단순한 지지그룹을 넘어 문고리 권력과 핵심 조력자 관계였음이 특검에서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취임 한 달만에 도지사가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은 새롭게 출발한 도정에 부담이고 이 사건 실체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만석기자 wood@gnnews.co.kr



‘드루킹’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의원시절 사용했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들고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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