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역사를 찾아봐
[교단에서] 역사를 찾아봐
  • 경남일보
  • 승인 2018.08.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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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지구 전체가 용암처럼 펄펄 끓어 올랐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 사는 물고기들 조차 시원한 얼음조각이 필요했다.

여름방학이 반쯤 남았는데 개구쟁이들은 무얼 하며 지낼까? 궁금했었는데, 대평리 청동기 유적지 답사 과제를 완료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학급밴드에 올랐다.

“진주는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어요. 특히 여러분이 지금 사는 평거동 지역은 그들의 마을이었어요. 남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칠봉산에 올라 열매를 따고 석갑산 앞자락 평평한 땅에다 농사를 지었어요.”

“수곡 딸기처럼 맛있는 과일도 심었을까요?” 호기심 대장 병수가 제일 먼저 질문을 던진다.

“역사는 늘 우리 주변에서 나와 함께 숨 쉬고 있어요. 2만 전 원시인들이 강 옆 돌둠벙 속으로 물고기를 몰아넣는 소리가 첨벙첨벙 들려오고 망경산에서 봉화를 올리는 젖은 소나무 향기를 맡을 수 있어요.”

“여름방학 동안 자신이 선택한 장소로 역사의 뒷이야기를 찾아서 현장 답사를 다녀오세요. 가족이나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서 함께 조사하는 것이 여름방학 과제랍니다.”

아이들이 방학과제를 열심히 수행하는 동안 나도 부산으로 역사탐사를 떠났다. 잊혀진 우리나라의 고대사, 단군의 역사적인 가치를 찾는 여행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서에 나타난 단군 할아버지가 누구신지 곰과 호랑이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역사를 보는 눈에서 역사가 출발을 한다고 한다. 어떤 사관으로 역사를 지켜보고 가르쳐야 하느냐는 질문 앞에서 나를 알고 나를 가르쳐야 한다고 역사는 대답한다.

교실은 영어, 컴퓨터, 등 새로운 것들로 넘쳐나 배울 것들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기억하며 무엇으로 남기 위해서 가르치는 우선순위부터 다시 정해본다.

나, 우리, 가족과 고장, 나라 사랑으로 이어가는 길을 한국인 답게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우리 교육의 과제이다.

추분도 지났으니 곧 시원한 하늬바람을 타고 연어떼처럼 아이들이 교실로 돌아올 것이다. 저마다의 역사 이야기를 가슴 가득히 담고 성큼 자란 모습으로 올 것이다.
 

신애리 (진주수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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