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아픈 역사 벌써 잊었나
‘경술국치’ 아픈 역사 벌써 잊었나
  • 정희성
  • 승인 2018.08.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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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관공서 대부분 뒤늦게 조기 게양 빈축
경남도청을 비롯해 도내 대다수 관공서에서 ‘경술국치일’인 29일 조기를 뒤늦게 게양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2016년 ‘경상남도 국기게양일 지정 및 국기 선양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제정했다. 당시 도의회는 “경술국치일에 조기를 게양해 일제가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빼앗고 식민지로 삼은 날을 되새겨 다시는 이와 같은 역사적 아픔을 겪지 않도록 도민들이 나라를 아끼고 사랑하게 하기 위해 조례안을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조례안이 통과된 후 경남도를 비롯해 도내 각 시·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조기 달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지자체의 노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29일 오전 취재결과 경남도교육청을 제외한 경남도청, 창원시청, 진주시청 등 대부분의 관공서는 평상시와 똑같이 태극기가 달려있었다.

언론에서 취재가 시작되자 경남도청은 부랴부랴 조기를 게양하고 시·군청에 공문을 보내 태극기 조기 게양을 독려했다.

진주시청의 경우 오전에는 조기가 게양되지 않았다가 오후에 조기가 게양됐다.

특히 조례를 제정한 경남도의회도 조기를 게양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각 가정과 민간단체에서는 조기를 게양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개정조례안에 따르면 경술국치일에는 공공기관은 24시간, 각 가정과 민간단체, 기업에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기를 게양해야 한다.

진주시 관계자는 “오후에 경남도로부터 조기 게양을 당부하는 전화를 받았다. 현충일 등에는 조기를 당연히 게양한다. 하지만 경술국치일의 경우 도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해 일선 시·군에서는 아직 정착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남도의회 관계자는 “공휴일이 아니다보니 담당자가 놓친 것 같다. 도청에서 연락을 받고 조기를 바로 게양했다. 앞으로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한편 경술국치일은 일본이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뺏는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공포한 날을 가리킨다. 경술년에 국가가 치욕적인 일을 당했다는 뜻에서 ‘경술국치’란 명칭이 붙었다.

정희성기자

 
경술국치일은 29일 도내 대다수 관공서에서 조기를 뒤늦게 게양해 빈축을 샀다. 진주시청도 경남도청으로부터 공문을 받은 후 부랴부랴 조기를 게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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