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자
옹기종기 발바닥을 펼쳐놓고
지난날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정년퇴직자들
햇볕 드는 마을회관 앞
두런거리는 소리 멈추지 않는다
켜켜이 쌓아 올린 바퀴를 보는 순간, 달려갈 길을 다한 사람들의 벗어놓은 신발 같다는 생각이다. 중장년들을 조사한 결과 최종 은퇴 희망 연령이 69.4세로 나왔다는 보고가 있다. 그때까지는 일 처리 능력을 충분히 자신한다는 뜻이 아닐까. 하지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고 그나마 가시방석일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어 퇴사학교가 주목을 받는다고 한다. 퇴직을 하더라도 일을 해야 하는 실정인지라 후반기 생을 위한 새로운 나만의 커리어를 준비하는 과정인 것이다.
햇볕 드는 공원 벤치로 힐금힐금 모여드는 사람들.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두런거리며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곤 한다.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며 영예로운 정년퇴임이 새 인생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본다.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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