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감사위원장에 김영종 전 검사 임명
자유한국당의 ‘인적 청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당은 17일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 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김영종 전 검사를 당 윤리위원장에 임명했다. 또 ‘당협위원장 교체’ 칼을 휘두를 당무감사위원장에 황윤원 중앙대 교수를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인적 청산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열고 김 전 검사를 윤리위원장에, 황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당의 사정기관 주체인 윤리감사위원장과 당무감사위원장을 한꺼번에 임명한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및 지방선거 참패 등에서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심사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검사는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마련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대통령께서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왜 전화하셨느냐”고 물었던 검사다. 노 전 대통령은 답변 과정에서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고, 이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돼 세간의 큰 화제가 됐다. 사법연수원 23기인 김 전 검사는 법무부 검찰국 검사,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해 8월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됐고, “검찰의 진정한 봄날을 만드는 데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는 사직 인사를 남기고 검찰을 떠났다.
당 관계자는 김 전 검사 임명과 관련해 “굉장히 기개 있는 검사고 동기 기수 중에서도 선두를 달렸지만 현 정부 들어 인사에서 누락됐고 검찰을 떠났다”며 당의 윤리감사를 맡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병준호(號) 당조직 정비를 책임질 당무감사위원장인 황 교수는 행정 전문가로 당무 행정을 맡기에 최적의 인물이라는 것이 한국당의 설명이다.한국당은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에 대한 당무 감사에 착수, 그 결과를 토대로 연말쯤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계획이다. 당협위원장에서 교체되면 2020년 4월 총선 때에 공천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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