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침체된 상권에 훈풍이 불었으면…
[르포]침체된 상권에 훈풍이 불었으면…
  • 임명진·김영훈기자
  • 승인 2018.09.1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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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진주 원도심 상인들
“예전에는 추석 대목이면 인근이 떠들썩 했는데, 요즘은 다 옛날 이야기죠”

진주시 구도심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60대의 장모씨는 “경기가 정말 안 좋다. 이렇게 까지 어려운 적은 처음이다. 감당이 안된다. 내년에는 더 어렵다니 큰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씨의 가게가 위치한 이곳은 인근에 중앙시장과 지하상가가 위치해 있는, 한때는 서부경남 최대 상권을 자랑했다.

주말이면 진주시민은 물론 인근 산청과 하동, 사천 등지에서 이곳을 찾았다.

중앙시장이 서부경남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의 화려했던 순간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중앙광장 사거리 부근의 10여 개가 넘는 1층 상가들이 텅 빈 채로 일년 넘게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권의 핵심이던 옷 가게들이 잇따라 철수한 것이 컸다. 일대의 상가 공실률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집계는 없다.

한때 20여 개에 달하던 옷 가게들이 지금은 겨우 2~3곳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인근의 한 상인은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사람들이 먹고 입고 하는 것에 소비를 줄였다. 옷은 오래 입어도 되니 옷 가게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남은 가게도 언제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한 가게주인은 “지난해는 그래도 하루에 매출 100만원 이상은 거뜬했는데, 요즘은 하루 매출이 20만 정도에 불과하다. 그돈으로 임대료 내고, 전기세, 각종 세금을 내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은 월 100만원도 채 안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대목을 맞아 활기를 뛰어야 할 중앙시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평일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았지만 비싼 물가에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한 상인은 “여름내내 폭염으로 손님이 없어 어려웠는데 추석 대목이라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라며 “물가까지 올라 어려움이 더하다”고 했다.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상인도 있다. 혁신도시와 초전, 평거·신안동에 행정의 관심이 집중된다는 하소연이다.

한 상인은 “인건비 부담에 가족경영으로 버텨나가는 가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인근 지하상가도 새단장을 했지만 정책적인 관심과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손님들의 접근이 보다 쉬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이용을 꺼려 한다는 것이다. 진주대첩 광장이 새롭게 조성되면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도 있었다.

이런저런 목소리를 내는 상인들의 바람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내년엔 올해보다는 사정이 좀 나아지기를, 하루라도 빨리 침체된 상권에 훈풍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임명진·김영훈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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