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서부경남 불확실성, 중앙정부 탓 크다
[경일시론]서부경남 불확실성, 중앙정부 탓 크다
  • 정영효
  • 승인 2018.10.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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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객원논설위원)
진주혁신도시 선정(2005년), 경남도 서부청사 이전(2015년), 항공국가산단 지정(2017년), 항공정비(MRO) 지정(2018년) 등 굵직굵직한 개발 호재들이 서부경남에 유치됐다. 유치될 당시에는 서부경남이 이제 개발 소외지역에서 벗어나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며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심지어 진주에 있던 경남도청을 1925년 빼앗긴 이후 거의 100년만에 찾아온 절호의 발전 기회라며 반겼다. 그런데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서부경남은 여전히 불확실성에서 못벗어나고 있다. 호재들이 기대치 만큼 파급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다. 중앙정부가 개발 호재 발표 이후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후속 동력을 추진하지 않았던 탓이다.

그래서 서부경남 분위기가 결코 밝지 못하다. 서부경남의 혁신성장동력이 될 진주혁신도시가 착공된 지 10년을 넘겼건만 여전히 지속가능한 혁신성장도시로서 기능과 역할을 하기에는 미흡하다. 혁신도시 완성을 위해선 공공기관 1차 이전에 이어 혁신성장을 지원할 공공기관 2차 이전과 함께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광역교통망(KTX) 구축이 필수적이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 이후에 출범한 MB·박근혜 정부는 후속 조치를 사실상 중단했다. 혁신도시를 방치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국토균형발전, ‘혁신도시 시즌2’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기대가 컸다. 출범과 동시에 혁신도시 완성 등 국토균형발전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했다. 출범 1년을 휠씬 넘긴 지금 실망이 앞선다. 이전 정부와 다름이 없다. 공공기관 2차 이전,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기 위한 추진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특히 서부경남의 최대 염원인 서부경남KTX 조기 건설은 대통령이 공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의 추진 의지는 미지근하다.

지금은 서부경남의 핵심 주력산업이 되는 항공산업의 미래도 밝지 않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주도하는 (주)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 분식회계, 수리온 부실덩어리 논란 등으로 위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KAI가 제작한 마리온이 추락하는 사고까지 터졌다. 최근에는 KAI가 미국 공군 차기고등훈련기 사업(ATP) 수주 마저 실패했다. KAI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대외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상태다. 이같은 내우외환이 국제 경쟁력 저하를 가져와 수출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항공산업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서부경남에 유치돼 있는 호재들은 아직 꿰어지지 않고 구슬 상태로 남아 있다. 현재 구슬 상태인 호재들을 보배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해당 지자체와 지역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2차 이전,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서부경남KTX 조기 건설 등을 조속히 추진해 구슬을 꿰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굵직굵직한 호재에도 서부경남의 미래 불확실성은 구슬을 꿰기 위한 후속 작업이 없었던 중앙정부 탓이 가장 크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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