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벽화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벽화
  • 경남일보
  • 승인 2018.10.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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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벽화

벽화
낡고 녹슨 우체통 옆
희미한 실루엣
자식 편지 기다리던 노모는
그림자를 남겨두고 세상을 떴다
-이종섶(시인)

우리 생활에서 사라질 목록 중, 그 첫 번째가 ‘우체통’이라는 사실에 크게 공감한다. 굳이 시골이 아니더라도 역사의 디오라마(Diorama)가 되어가는 길거리의 우체통들. 기다림의 미학과 아날로그 시대의 애틋함이 고스란히 베인, 사람이 사람의 소식을 전하고 기다렸을 투입구에 무지막지한 환삼덩굴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오래된 마을의 오래된 골목. 삶의 시간이 오롯이 각인된 하나의 실루엣이 시인에게 포착된다. 이미지를 발견해 의미를 부여하는 시인의 이 같은 행위는 디카시 창작의 첫, 감흥의 순간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고 빈 우체통 앞에서 쓸쓸히 돌아섰을 노모의 공허한 눈길이 느껴지지 않는가. 꿈에서도 기다렸을 자식에 대한 질긴 사랑이 묻어나는 디카시 앞에서 나는, 울컥!/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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