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낡고 녹슨 우체통 옆
희미한 실루엣
자식 편지 기다리던 노모는
그림자를 남겨두고 세상을 떴다
-이종섶(시인)
오래된 마을의 오래된 골목. 삶의 시간이 오롯이 각인된 하나의 실루엣이 시인에게 포착된다. 이미지를 발견해 의미를 부여하는 시인의 이 같은 행위는 디카시 창작의 첫, 감흥의 순간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고 빈 우체통 앞에서 쓸쓸히 돌아섰을 노모의 공허한 눈길이 느껴지지 않는가. 꿈에서도 기다렸을 자식에 대한 질긴 사랑이 묻어나는 디카시 앞에서 나는, 울컥!/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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