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 사업 '뜨뜻미지근해진' 인도네시아
KF-X 사업 '뜨뜻미지근해진' 인도네시아
  • 문병기
  • 승인 2018.10.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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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비 분담 2400억 미납, 참여조건 재협상 뜻 밝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래 핵심사업으로 추진중인 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KF-X)이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지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공군고등훈련기교체사업(APT)탈락에 이어 KF-X사업마저 지연될 경우 KAI와 지역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라매 사업’으로도 부르는 KF-X 사업은 평균수명이 40년 이상의 전투기를 대체하고 2020년 이후 미래 전장 환경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2015년 6월부터 2026년까지 KAI 에서 맡아 120대를 양산하게 된다.

총 사업비용은 18조 원이며 개발비만 8조5000억 원대로 우리 정부가 60%, KAI와 인도네시아가 각각 20%를 분담하게 된다.

그런데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이 사업의 공동 투자·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분담금 20%(1조7000억원)를 부담키로 했으나 지난해 상반기 950억 원을 납부한 뒤 지금까지 2400억 원 상당을 납부하지 않고 미납한 상태이다. 여기에 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과 자국의 경제사정 등을 고려해 참여조건을 재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자 KF-X사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환석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가 KF-X 개발 분담금을 언제부터 내지 않고 있느냐’는 질문에 “작년 하반기부터 미납한 상태”라고 답변했다. 강 대변인은 “(인도네시아로부터) 납부 방안에 대해서 협상을 하자는 요청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지난 19일 기자들을 만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KF-X 사업 참여조건을 재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란토 장관은 “국가 경제 여건을 고려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협상을 결정했다. 따라서 우리는 재정 관련 사항에서 인도네시아의 부담이 덜해지도록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KF-X사업의 공동투자·개발국인 인도네시아 정부가 분담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으면 개발비의 40%나 되는 비용을 고스란히 KAI가 떠안게 되고 이는 KAI의 경영난으로 이어져 KF-X 사업 자체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인도네시아가 개발분담금을 납부하지 않고 계속 지연하거나 포기할 경우 KAI가 받을 충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APT사업 수주 실패로 인해 동력을 잃은 KAI가, 향후 가장 핵심사업으로 꼽고 있는 KF-X사업마저 제때 추진되지 못한다면 KAI는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KAI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KAI가 APT사업 수주를 자신해온데다 KF-X사업도 제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항공국가산업단지 조기 착공 등 지역개발이 앞당겨 지고 덩달아 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사천경제의 축인 KAI가 어려움에 처할 경우 사천을 비롯한 인근 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관계자와 지역민들은 “APT사업의 실패가 KAI만의 잘못이 아니라 정부와 관계기관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에 KF-X사업이라도 제때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의 개발비 미납에 대한 책임을 KAI에 지울 것이 아니라 항공 산업을 지키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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