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댐 수질도 뿌옇게 변해…20여km 떨어진 안의면까지 피해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산 8번지 일대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연구원이 가축유전자원센터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유입된 토사 때문에 주변 저수지와 계곡이 흙탕물로 변하면서 생태계 파괴는 물론 계곡의 상가와 주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 공사현장에서 올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말미암아 수백 t의 흙탕물과 토사가 상남댐과 남강 천으로 유입됐으나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가축유전자센원터는 지난 2017년 5월 착공해 총사업비 670억 원을 투입, (주)효성 50%, (주)대한 28%, 강산건설 (주)22%를 3개 업체가 공동으로 도급을 맡아 오는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축유전자원센터는 대지면적 321ha에 연면적 27.000㎡에 종합연구동 1동, 감시소 1동, 축사와 부대시설 49동 등 총 54동을 건설하면서 예측 가능한 토사나 흙탕물을 걸러내는 침전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비만 내리면 토사와 흙탕물이 남강 천의 상류인 상남댐으로 마구 방류되고 있다.
함양군 서상면에 거주하는 A(65) 씨는 “해마다 물고기와 다슬기를 잡아 생계비로 충당했으나 올해는 가축유전자센터 건립공사현장에서 흙탕물 때문에 단 한 번도 잡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며 “수차례 면사무소와 자치단체에 민원을 요청했으나 관할권을 놓고 경남도와 서로 미루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국책사업이라도 원칙을 지켜 제대로 방지시설을 해놓고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공사관계자인 김달종 감독관은 “침전지를 설치했으나 장마와 태풍으로 동시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하류 지역 계곡으로 쏟아져 이를 대처하기는 역부족이다”며 “흙탕물이나 토사를 침전할 수 있는 대규모 영구침전지시설을 지난 5월부터 건설하고 있고, 농어촌공사와 협의를 통해 준설 등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함양군과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현장 답사와 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안병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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