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세대차이(世代差異)
[경일칼럼]세대차이(世代差異)
  • 경남일보
  • 승인 2018.11.1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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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우리는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세대와 관련된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세대(generation)는 시간, 노화과정, 연령집단, 사회구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되는 것으로 세대라는 말은 그리스어 genos(출현하다)에서 유래되어 자녀의 출산과 관련지어 새로운 존재의 출현(to come to existence)을 의미한다. 세대론의 권위자인 미국 브라운대의 ‘데이비드 커처(David kertzer)’교수는 세대 개념을 크게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로 구분하는 것처럼 가계계승의 원리로서 세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 둘째, 비슷한 시기에 출생한 출생 코호트(birth cohort)의 의미로 사용하는 코호트 로서의 세대다. 셋째, ‘청소년 세대’나 ‘대학생 세대’라고 부를 때 처럼 생애주기(life cycle)의 어느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통틀어 지칭하는 경우. 넷째, ‘전후 세대’나 ‘4·19 세대’ 등과 같이 어떤 특정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을 총칭하는 경우 등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세대는 생물학에서 말하는 세대로 셍물이 태어나서 성장하여 자신의 자식을 낳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데 인간은 대략 30년이 한 세대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잉크하트’는 세계에서 세대별 가치관의 격차가 가장 큰 나라는 한국이라고 했다. 세대에 따라 가치관이 다르고 사고방식이나 의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성 세대와 신세대라는 말이 나오고 그 중간에 끼어있는 세대를 낀세대 혹은 쉰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사회학자들은 이 시대를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로 구분하기도 한다.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확연한 차이점은 질문자의 역전현상이다. 아날로그 시대 때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에게 질문할 것이 많았는데 지금은 기성 세대가 신세대에게 잘문할 것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일례로 디지털 기기를 작동하기 위해서도 신세대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세대는 집에서 가족이 모여 밥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디지털 세대는 편의점 등에서 혼밥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 신세대는 미래보다 지금의 행복을 중요시하고 기성 세대는 지금보다 미래의 행복을 중요시한다. 이제 세대 차이는 신세대와 구세대의 차이점을 기술하는데 사용되는 일상의 언어가 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세대를 구별하는 방식이 단순하여 기성세대와 젊은세대로 나누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컴퓨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인간의 생활도 다양하게 변하게 되어 지금까지의 양분법만으로는 새롭게 탄생되는 세대를 설명할 수 없어 좀더 세분화시켜 시대의 트렌드에 어울리는 세대로 명명되고 있는 것이다. 세대는 그 시대상을 잘 반영해 주기에 세대라는 꼬리표를 붙인 신조어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사람을 세대로 구분한다. 요즘 기성 세대가 신세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고 말한다. 사실 이런 신세대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지어 이집트 피라미드에 새겨진 상형문자에도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라는 글귀가 있고 소크라테스도 “요즘 아이들이 버릇이 없고 윗사람을 무시한다”고 했다. 이처럼 세대차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 인류 역사 전체에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다. 신세대는 반드시 구세대가 되고 그 구세대의 관점에서는 늘 또다른 이상한 신세대가 생겨날 수 밖에 없음을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세대간의 차이 때문에 서로 편이 갈리고 갈등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런데 그 차이를 만드는 시각의 기준은 언제나 내안에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모르고 있다. 그래서 ‘어린왕자’에서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고 했듯이 내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세대차이는 시간이 멈추지 않는 한 지속될 수밖에...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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