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서울에서 열린 남강포럼
[경일포럼] 서울에서 열린 남강포럼
  • 경남일보
  • 승인 2018.11.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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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변리사, 전 대한변리사회장)
지난 15일 남강포럼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부강한 진주, 행복한 시민’ 현수막을 걸고 모임을 열었습니다. 남강포럼은 진주지역 출신의 사람들이 서로 알고 지내도록 자리를 마련하여, 선후배 교류, 정보 공유, 지역 정신 더 높이기,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2015년부터 모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진주 사람은 대개 진학하면서 서울살이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서울로 오는 순간부터 당장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말부터, 진주말을 서울말로 즉시 통역해서 말해야 했으니 어색함을 떠나 소통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촌놈의 심각한 어려움은, 서울에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서울 출신들은 친·인척이 많아 과외도 좋은 조건에 잘 구하고, 하숙이나 기숙사 걱정을 않아도 되는데, 우리는 방학이 돼 기숙사에서 나가야 할 때는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과외를 끝내고 가야 하는데, 어디 묵을 데가 없었으니 선배 하숙집에서 눈칫밥을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돈도 없어 굶은 적도 자주 있었죠. 그때는 진주에서 서울로 오는 학생이 꽤 많았습니다. 진주고등학교에서만 200여 명은 된 것 같으니 각 학교를 다 합하면 훨씬 더 많았을 겁니다. 요즘은 다 합해도 몇십 명 뿐이라고 걱정스럽게 얘기합니다.

남강포럼은 유해성 재경 진주고 동창회장이 주도해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진주고는 물론이고 대아고, 동명고, 명신고, 진주기공, 진주여고, 삼현여고 등 모든 고등학교 출신과 진주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 참여하는 자리입니다. 초대 회장은 진주고를 나온 송희영 건국대 총장이 포럼대표를 맡았고, 지금은 대아고를 나온 전병관 경희대 교수가 맡고 있습니다. 회장은 학교별 출신이 돌아가며 맡고, 각 학교 서울동창회장이 부회장을 맡습니다. 포럼 운영위원장은 하호선 사장(한국카쉐어링 대표이사)이 맡았습니다.

지역모임은 쉽게 친하고 쉽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끼리 교류와 정보 나눔이 먼저이겠지만, 진주 사람이 서울로 올 때 정보를 주고, 진주를 서울에 알려 고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임으로 자리잡을 겁니다. 서울에서 만나는 진주 사람들, 참 반갑습니다.

지난 15일 제3회 남강포럼에는 조규일 진주시장을 모시고 진주시정 방향을 들었습니다. 참석자 이름표에는 진주 지역 모임이니만큼 출신 고등학교를 표시합니다. 조규일 시장도 자기를 대아고 몇 회인데, 이는 진주고 몇 회, 동명 몇 회, 진주여고 몇 회와 같다. 이런 식으로 소개하여 진주 냄새가 물씬 났습니다.

특강에서 조 시장은 추억속의 진주와 현재의 진주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호국 호의 평등정신 등 진주정신을 일깨워 향우들에게 고향의 향수와 자긍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진주 경제 지표와 함께 도청 부산 이전, 대동공업사 대구 이전 등으로 진주는 지난 100여 년의 오랜 침체기를 가졌으나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진주혁신도시 후속으로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2차 이전, 서부경남 고속철(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추진 등 경남의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수도권에 있는 진주 사람들이 현안 과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협력하고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참석자들도 고향일이라 관심이 높았습니다. 문화 전통을 살려 외지인이 진주를 많이 방문하도록 정책을 마련하라는 주문, 농촌 지역 도둑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과 같이 정감이 어린 질문과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지역 출신 모임이기에 가능한 모습이었습니다.

지역 모임은 자칫하면 폐쇄성으로 끼리끼리라는 비난을 받기 쉽습니다. 남강포럼은 지역 정신을 바탕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모임이 되길 기대합니다. 어느 축사자의 말처럼, 고등학교가 평준화되었기에 더 좋아진, 진주가 성공한 평준화 사례가 되면 좋겠습니다.
 
고영회(변리사, 전 대한변리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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