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대학생칼럼]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8.11.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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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경남과기대신문사 편집국장)
나랑 6살 터울인 수험생인 친동생은 매일 밤 10시가 지나서 가방을 메고 터벅터벅 들어오면서 “다녀왔습니다” 이 한마디만 하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새벽까지 밤을 지내면서 공부를 했었다. 이런 생활의 모습을 본 지 2년이 넘어 드디어 지난 15일 2018년도 수능시험을 쳤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6년 전 내가 수험생이었을 때를 자주 생각하곤 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라는 억압감에 잡혀서 자라왔다. 유치원을 다닐 나이에는 기초 영어 단어, 덧셈과 뺄셈, 받아쓰기. 초등학생을 다닐 나이부터는 더욱더 어려운 지문 이해와 수학 공식 그리고 중학생 고등학생을 거치며 장장 12년이 넘는 시간을 버텨왔었다. 시험 성적을 받으면 누군가와 비교의 대상이 되며, 학교 선생들은 시험 성적에 따라 아이들을 차별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가 기다려온 수능 시험 날만큼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매우 특별한 아이가 된다. 어느 누군가는 시험을 잘 치길 바라며 기도하는 사람과, 누군가는 평소에 차갑기만 대했지만 ‘걱정하지 마라’, ‘잘할 수 있다’ 등 응원을 하는 사람들처럼 이러한 여러 응원 속에 그 들은 집 앞을 걸어 나선다.

수능이 끝난 날 나는 동생에게 다가가 “시험을 잘 쳤니?”라며 물어보기보단 “수고했다. 열심히 했으면 됐다” 라는 말을 했다. 지나간 시험에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의미와 함께. 12월이 되면 내 동생을 비롯한 전국의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표를 받고 원하는 대학교를 목표로 열심히 입학원서를 넣을 것이다. 이때까지 겪어온 비교와는 사뭇 다른 정말 오로지 성적만으로 합격, 불합격을 구분하는 냉혹한 현실이 다가오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한다.

어쨌든 수능 시험을 본 수험생은 평소 놀러 가고 싶었던 곳에 가며, 보고 싶었던 영화, 먹고 싶었던 음식 등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러한 시기이다. 지금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다니고 누리길 바란다. 12년의 결실에 비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간만큼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라는 가족들의 눈치 속에서 벗어나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기, 그들이 행복을 찾아다니길 바란다.
 
문성현(경남과기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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