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웃고 카드업계 울고
소상공인 웃고 카드업계 울고
  • 김응삼 기자
  • 승인 2018.11.26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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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단체 “수수료 개편 환영”
카드업계 “인하폭 커 매우 당혹”
금융위원회가 26일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데 대해 소상공인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카드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당정이 협의해 마련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환영한다”며 “이번 개편안은 소상공인들이 대기업보다 최대 3배 이상 카드수수료를 내야 하는 문제점을 어느 정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다만 “정말 어려운 영세 소상공인들은 협상권이 없어 여전히 대기업보다 많은 카드수수료를 더 부담해야 한다”며 “영세 가맹점에 단체협상권을 부여하는 대책이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가맹점에 단체 협상권을 부여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여야가 세법개정안을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성명에서 현재의 수수료 우대구간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은 여전해 ‘반쪽짜리’라고 평가했다.

임원배 회장은 “동네 슈퍼와 편의점 등 소상공인의 전체 매출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담뱃세가 여전히 포함돼 실질적인 혜택은 많지 않다”며 “수수료 산정 구간에 담뱃세 부분이 제외되지 않는 한 소상공인이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카드수수료 우대 적용 구간을 30억원으로 확대하고, 수수료를 신용카드 1%·체크카드 0.5%로 낮추는 동시에 수수료는 담뱃세를 제외하고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의점업계도 이날 정부의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최저임금 인상 관련 대책을 추가로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편의점업계는 소득수준이 영세하지만 대부분 사업장이 연 매출 5억원을 넘어 (카드수수료) 우대혜택을 받지 못했다”면서 “대기업과 다르게 차별받는 카드수수료 문제를 해소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협회는 그러나 “이 개편안을 최저임금 인상 해결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분담 노력에 이어 이제는 편의점 본사도 상생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반해 카드업계는 정부 안대로 가게 되면 내년도 적자가 불가피해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예상보다 수수료 인하 폭이 커서 카드업계는 매우 당혹스럽다”며 “재무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수료 인하 충격을 어떻게 상쇄할지 우려되고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인하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이 전체 93% 이상이 돼 장기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가서비스 축소 허용 방안, 기타 비용 절감 방안 등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금융당국이 적극 검토해달라”며 “향후 카드사의 의견을 모아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당국에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나 당국에서 원하는 대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카드사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공동 행보를 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 마케팅비용을 대대적으로 줄이라고 하니 비상경영체제로 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중소상인들을 도와주겠다는 취지인데, 매출액 30억원이 중소상인인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카드업계 노동자들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카드사 노동조합 단체인 ‘금융산업발전을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이번 대책이 “이해당사자 간 민주적·사회적 합의마저 무색하게 만든 반민주적 횡포”라며 “불공정한 수수료율 개편의 핵심인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문제는 아예 배제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지난 23일 카드사 노조는 중소상인 단체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는 대신 중소형 가맹점은 내리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공동투쟁본부는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과 하한선 법제화 없는 이번 개편안은 결국 카드사, 영세·중소가맹점, 국민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 명백하므로 즉각 철회하고 합의문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라”고 촉구하며 “우리는 총파업을 불사한 대정부 투쟁으로 질기게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드사 노조는 조만간 대의원 대회를 소집해 투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응삼기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마트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의 자영업자들이 26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환영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고맙습니다’를 외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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