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 어렵지만 희망은 있다
민속씨름, 어렵지만 희망은 있다
  • 임명진
  • 승인 2018.11.2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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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경남씨름 부흥 조짐
“우리 씨름 어렵지만 희망은 분명 있습니다”

민속운동인 ‘씨름’이 26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씨름계 여기저기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남은 씨름의 명가로 특히 자존심이 드높은 곳이다.

조정헌 경남씨름협회 전무이사는 “민속씨름은 경상도 출신 선수들이 없으면 경기가 안 될 정도로 지역 출신 씨름인들의 활약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진주와 마산씨름으로 양분되는 경남은 김성률 장사를 위시해 이만기, 강호동, 최욱진, 이기수, 이승삼 등 숱한 씨름인들이 전국 모래판을 휩쓸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민속씨름은 1983년 프로씨름단이 잇따라 창단했을 정도로 한때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 중 하나였다.

당시 씨름경기가 열리던 장충체육관은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방송사가 앞 다퉈 중계를 편성했을 정도였다.

진주의 최욱진과 마산의 이만기가 맞붙은 1983년 제1회 천하장사 씨름대회 결승전은 지금도 명경기로 회자되고 있다.

그런 씨름이 기술보다는 체중이 큰 선수들이 모래판을 점령하고, 박진감 보다는 힘겨루기 양상을 하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팬들 또한 씨름판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직격탄을 맞아 프로씨름단이 줄줄이 해체되면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 인기를 회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펼쳐졌지만 야구와 농구, 배구, 이종격투기 등에 쏠린 팬들의 관심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경남씨름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경남지역에 등록된 초·중·고, 대학, 실업팀 선수는 모두 250여 명 정도.

이 가운데, 초등학교 팀의 숫자가 5년 전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조 전무이사는 “5년 전에는 초등학교 팀이 3, 4개 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개 정도 팀이 된다. 전국대회 단체전도 선수 7명이 없어 타 학교끼리 연합해 출전했지만 지금은 단체전에 나갈 팀만 5, 6개 팀이 될 정도로 선수층이 확실히 두터워졌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에 고성군 씨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경남씨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초·중학교 선수만 무려 200여 명에 달했다.

올해도 경남씨름은 전국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 냈다.

마산중학교가 전국대회 단체전 2회 우승, 산청초등학교는 전국대회 단체전 1회 우승, 경남정보고는 전국체전에서 2체급 개인전을 차례로 석권했다.

경남대학교는 전국대회 단체전 우승을, 실업팀의 창원시청은 지난 21일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8 천하장사 씨름대축제’ 태백장사(80kg이하) 결정전에서 이완수 선수가 태백장사에 올랐다.

여성 실업팀도 양산 콜핑, 거제시청 씨름단 등 2개 팀이 창단돼 운영되고 있어 씨름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씨름계에서는 강호동, 이만기 선수의 뒤를 잇는 스타선수 배출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조 전무이사는 “유네스코 등재는 씨름인으로서 너무 기쁜 일이다. 이를 계기로 씨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씨름계도 스타선수 배출 등 팬들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는 노력을 끊임없이 펼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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