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업 위기, 바닥경제까지 흔든다<상>
지역 건설업 위기, 바닥경제까지 흔든다<상>
  • 강진성
  • 승인 2018.12.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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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없는 건설업체 “IMF 이후 최악”
건설경기가 최악의 길을 걷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SOC(사회간접자본)사업 예산이 축소되면서 건설업계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감소하던 일감은 올해 실종 수준에 가까울 정도다. 지역 건설업계가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원청업체 일감 감소는 하도급 위기로, 도소매 매출 감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건설업과 지역경제가 처한 현재 상황을 되짚어보고 대책은 없는 지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일 없는 업계=“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진주지역 건설사 관계자가 현재 상황을 한마디로 전했다.

일감 실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큰 회사, 작은 회사 따질 것 없이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경기가 나쁘다보니 신규 아파트 사업이 사라졌다. 대형 상업시설은 PF(프로젝트 자금)가 막히다보니 공사를 못한다. 개인 주택 공사도 대출규제가 심해서 건축을 포기하는 곳이 속속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업체들이 어렵다는 말을 달고 살았지만 올해는 유독 어렵다. IMF 구제금융 이후 가장 심하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원청업체가 일이 없다보니 몇 몇 하도급은 문을 닫고 있는 처지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진주혁신도시는 이미 착공에 들어간 아파트 외에 일감이 없는 상황이다. 비어있는 상업·업무시설 부지는 현재 높은 공실률과 대출규제로 언제 착공할 지 모른다”며 “어려운 시기가 1~2년이라면 모를까 업계에서는 지금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 지 예상조차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신규 아파트 시장은 올스톱 상태다. 진주지역은 내년에 분양 계획이 없다. 창원 역시 유니시티와 월영부영 등 미분양 매물이 많은 상황에서 신규 분양 여력이 없는 상태다. 최근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신진주역세권은 상업시설 신축 움직임이 조용하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데다 미분양에 대한 걱정때문에 공사를 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6분기 연속 마이너스=도내 건설산업 불황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경상남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분기별 건설수주는 6분기 연속 하락 곡선이다. 2017년 2분기 -30.6%, 3분기 -53.1%, 4분기 -60.3%, 2018년 1분기 -54.4%, 2분기 -58.5%, 3분기 -27.1%로 매 분기 감소했다.

올해 분기별 수주액은 1분기 1조8400억원(2017년 1분기 4조1600억원), 2분기 9900억원(2조 1900억원), 3분기 9800억원(1조3800억원)으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특히 분기별 수주액이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올해 부산, 울산 건설수주는 오히려 증가해 경남과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다.

◇서민경제 줄줄이 여파=건설경기 위축은 지역 경제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진주시 초전동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A씨는 “얼마 전까지 공사현장이 많아서 인부들이 찾아 그나마 식당운영이 됐는데 올해는 공사장이 빠지면서 힘든 상황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나빠 손님이 없는데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하니 걱정이다”고 말했다.

하대동에서 원룸 임대업을 하고 있는 B씨는 “혁신도시와 초전동,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임대수요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다. 공사장 인부들이 빠진 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충무공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C씨는 “아파트 매매계약을 한 달에 1건 하면 다행이다. 소장들을 만나면 모두 어렵다는 이야기뿐이다.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문닫는 곳이 있다. 나도 저렴한 곳으로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다”고 토로했다.

대형 전자제품 매장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시기가 대목인데 올해는 입주물량에 비해 매출이 높지 않다. 아무래도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매매가 잘 이뤄질 때 소비도 늘어나는데 시기가 좋지 않다보니 구매를 꺼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정책 수정 검토해야=최만진 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건설산업은 GDP 15%를 차지할 만큼 우리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간접적인 영향을 따지면 20%가량 높아진다”며 “국민 5명 중 1명은 건설경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봐야한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세울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재생 사업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데 리모델링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통영 신아조선소 재생사업처럼 대규모 건축 사업을 더 많이 반영해 건설업계에 일감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 집값을 잡으려고 지방 부동산경기까지 이 상황으로 만드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특히 지방은 건설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은 만큼 정부가 이에 대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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