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연명의료의향서’을 아시나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을 아시나요?
  • 경남일보
  • 승인 2018.12.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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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제(국민연금 관리공단 민간 노후준비전문강사)
정년퇴직 후 “아직 그 나이에 무슨 ‘죽음’을 배우느냐?”는 아내의 핀잔을 들어가면서 ‘웰다잉’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퇴직을 했으니 유언장이나 장례의향서 등을 미리 준비해 놓고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동안 웰빙, 웰에이징은 많이 듣고 알았지만 웰다잉은 생소한 용어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3년째 OECD국가 중 행복지수 꼴찌, 자살률 1위, 죽음의 질 최하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죽음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시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죽음’에 대한 얘기조차 회피하는 오랜 문화적 전통으로 인해 죽음에 대한 논의조차 못하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삶에서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만 인식해도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기에 ‘죽음’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사회 문화적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올해 2월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다. 이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그리고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여부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게 됨으로써 이른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등록해 단순히 생명만 연장하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원하지는 않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젠, 죽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이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맞이하는 죽음’이란 후회 없는 죽음일 것이며,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게 될 죽음을 준비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결국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죽음을 앞두고 “~껄 ~껄 ~껄” 하며 후회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죽음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며 철저하게 준비해서 남은 인생을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다가 품위 있고 아름답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할 것이다.

‘죽음’이란 용어 자체부터 거부감을 갖던 아내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중부지사에 직접 찾아가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 등록했다. 이제는 주변 분들과 지인들에게 동참을 권유하게 되었으며 대한노인회경남연합회 ‘웰다잉 전문강사’로서의 활동도 하게 됐다. 지금은 몸의 준비, 마음의 준비, 실질적인 준비를 차근차근 하면서 마음 편히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박근제(국민연금 관리공단 민간 노후준비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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