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회 포목상점 잊으셨나요
구인회 포목상점 잊으셨나요
  • 정희성
  • 승인 2018.12.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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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중앙시장에 개업…LG그룹 기원 된 가게 복원 목소리

쇠퇴해가는 구도심과 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해 옛 럭키금성(현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첫 사업을 시작했던 진주중앙시장 내 ‘구인회 포목상점’(광미사거리 인근) 터를 찾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2일 열린 제207회 진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나왔다. 자유한국당 백승흥 의원은 당시 5분 발언을 통해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첫 사업지는 대구에서 시작한 ‘삼성상회’ 였다. 대구에 삼성상회가 있다면 진주에는 구인회 상회가 있다. 삼성상회 터는 현재 복원이 됐다. 진주시도 구인회 상회 복원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진주중앙시장에서 만난 백승흥 의원은 ‘구인회 포목상점’ 터를 복원해 관광자원화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 의원은 “지난 7월 10일 한국경영학회가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로 선포했다. 이후 지수초등학교 리모델링, 기업가 정신 콘텐츠제작 및 보급, 기업가 역사관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인회 상회 복원 사업’은 진주가 기업가 정신의 수도로 자리매김 할 수 마중물 역할과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은 “구인회 회장은 경제부문 뿐만 아니라 교육, 언론 등의 사회개발과 민족문화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뜻이 모아지면 진주시장을 비롯해 LG를 찾아 구인회 포목상점 복원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진주시 담당공무원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자료 수집과 함께 세부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인회 포목상점은 지난 1931년 7월 진주 식산은행 맞은 편 건물에 문을 열었다. 이 상점이 LG그룹의 창업주 연암 구인회 회장의 첫 사업장이었다.

구 회장은 1907년 8월 28일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에서 태어났다. 1921년 지수 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 같이 수업을 듣기도 했다. 구 회장은 20세 때 고향 지수로 돌아와 마을 친구들을 설득해 석유, 생활필수품 등을 구입해 파는 공동 구판장을 만들어 조합 이사장을 맡았다. 마산과 진주 등지에서 물건을 구입해 값싸게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3년 후 구 회장은 당시 영남지방의 물산 중심지인 진주로 나왔다. 2000원의 자금을 가지고 진주로 온 구 회장은 동생의 도움을 받아 총 3800원의 자본금으로 구인회 포목상점을 열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7년 뒤인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출발은 빨랐지만 규모는 작았던 셈이다.

구 회장의 포목상점은 1936년 7월 발생한 대홍수로 물에 잠기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구 회장은 희망을 잃지 않고 당시 원창약국을 경영하던 ‘원준옥’씨를 찾아가 자금을 빌려 재기에 성공한다. 사업이 날로 번창하자 1940년 6월 구인회 포목상점 간판을 내리고 상호를 ‘주식회사 구인상회’로 바꾸고 사장으로 취임한다.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LG그룹의 역사는 1947년 락희화학(현 LG화학)의 설립에서 시작되지만 그 기원은 1931년 7월 진주시에서 시작한 ‘구인회 포목상점’이 출발이다. 이런 인연으로 오늘날 진주에 연암도서관, 연암공과대학이 자리 잡고 있다. ‘연암’은 구인회 회장의 호이다.

정희성기자

 

1930년대 당시 구인회 포목상점 모습. 사진제공=LG사이버역사관

 
대구 달성공원에 복원된 삼성상회 터. 사진제공=백승흥 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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