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2차 공청회도 결국 파행
'학생인권조례' 2차 공청회도 결국 파행
  • 정희성
  • 승인 2018.12.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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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토론자·방청객 ‘항의’ 표시 퇴장
찬반양측 모두 장외집회로 대립각 세워
경찰관 대거 투입…긴장감 속 신경전도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여부를 두고 찬반 대립이 극심한 가운데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2차 공청회도 파행을 겪었다.

하지만 1차 공청회 때처럼 물리적 충돌은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19일 오후 창원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경남학생인권조례안 의견수렴 공청회’에는 패널 6명 중 반대 측 3명이 모두 불참한 상태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주제발표는 ‘차별금지조항, 노동인권, 안전권’ 등에 대한 조례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는 찬성의견이 주를 이뤘다.

방청객 역시 찬반 70명씩 사전 선정됐지만 반대 측이 대부분 불참해 자리 곳곳이 비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한 방청객과의 질의응답 순서에서는 반대 측 일부가 조례안 내용과 공청회 진행 방식을 두고 항의했다. 한 참석자는 “공청회는 찬반 의견을 다 물어봐야 한다. 반대 측이 참석하지 않았는데 찬성끼리 해서 통과시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퇴장했다. 다른 참석자도 공청회가 불공정하게 열리고 있다며 언성을 높였다.

한 방청객은 “교사들이 힘들다. 교권이 무너질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학교현장이 학생인권과 교사의 교권보호를 함게 할 수 있는 방안이 궁금하다”고 질문하자 찬성 쪽 양태인 교사는 “교사들이 협력적으로 해결방안을 찾고, 교사와 학생 학교가 머리를 맞댔을 때 비로소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대 패널 불참으로 질문이 한 방향으로 흐르자 오히려 찬성측 방청객에게서 “반대 패널이 참석안했는데 나중에 반대측에서 문제를 삼지 않겠나. 이대로 인권조례가 무리없이 추진될 수 될 수 있냐”고 지적했다.

반대 단체는 공청회장 참석 대신 창원교육지원청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었다. 찬성 단체도 창원교육지원청 정문에서 맞불집회를 열었지만 다행히 양측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반대 측이 대거 불참한 상황은 이날 동시 공청회가 열린 김해·양산·진주·통영교육지원청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진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공청회도 반대 패널 3명 중 1명만 참석해 반쪽짜리 공청회가 되고 말았다.

삼천포지역 한 학부모는 “인권조례은 참 나쁜 조례”라며 “1차 공청회와 마찬가지로 2차 공청회도 요식행위에 불과한 불공정한 공청회”라고 주장한 뒤 반대 측 방청객 10여 명과 함께 퇴장했다.

반면 찬성쪽 패널은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의 학교장의 역할”이며 “학생들의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인권조례가 꼭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공청회에 앞서 찬반 단체들은 진주교육지원청 앞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집회를 열었다. 양측은 상대방에게 서로 야유를 보내는 등 한 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김해에서도 팽팽한 긴장감 속에 공청회가 개최됐다. 공청회는 오후 3시부터 열리 예정이었지만 이전부터 개최 장소인 김해교육지원청 앞에는 조례 제정 반대측 60여명과 찬성측 20여명이 집회를 열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경찰 병력이 투입된 가운데 도로 하나 사이를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였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공청회에는 당초 찬성측과 반대측 각 3명씩 총 6명의 패널이 참석해 서로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반대측이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공청회 불참을 선언해 찬성측 입장 발표만 이루어졌다. 발표에는 학생, 교원, 학부모 각 1명이 참석했다.

학생 대표로 나선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은 “학교는 공동체 생활을 배우는 곳이지만 단속과 규율 속에 학생들은 교사들로부터 차별과 혐오스러운 발언을 듣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이자 실질적인 성장과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지역 반대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이 지정한 진행요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해 갈비뼈 2개가 골절되는 5주 진단을 받은 학부모에 대한 교육감의 진심어린 사과와 진상 조사를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나 위로의 말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공청회에 불참했다. 다만 패널 중 한 명은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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