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의 귀농인 편지[10] 좋은 땅 구하기
조동진의 귀농인 편지[10] 좋은 땅 구하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1.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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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땅의 증거, 샘
살아 있는 땅의 증거, 샘


귀농귀촌 할 지역을 선정하는 방법은 소득이 많이 필요한 젊은 층은 하우스 등 시설농사를 많이 하는 지역이 좋고, 용돈 정도의 돈이 필요한 귀촌인은 귀촌인이 몰리는 지역을 대상지로 정하라고 이전 글에서 언급을 했다.


그러면 대상지가 정해진 후 땅을 사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도시에 살면서 주말에 자가용을 타고 시골 부동산에 가서 땅 나온 거 있나요? 하고 물어보면 대답이 시원챦다. “땅 없습니다” 하는 경우도 “있고, 있긴 있는데…” 하면서 퉁기듯이 보여준다.

시골에서는 도시에서의 서비스를 기대하면 실망한다. 그리고 부동산에 나온 땅들은 대개 손을 탄 땅이다. 그러기에 사고 나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조상 대대로 물려온 땅을 부동산에 소문내며 내놓기를 꺼린다. 따라서 도시에 있으면서 땅을 사기 보다는 대상지역에 임시로 거주하면서 구해야 한다.

좋은 땅을 싸게 구하려면 사람부터 알아야 한다. 시골에서는 거래보다 사람이 먼저라 했다. 그 지역을 두루두루 다니면서 부동산에 내놓지 않은 땅도 살펴본다. 투자 목적으로 묻어두는 땅은 경매라든지 급매물을 사면 되지만 내가 평생 살아야 할 땅은 값이 좀 비싸더라도 나와 궁합이 맞는 땅을 사야 한다. 그 땅은 나를 살게 해주는 어머니인 까닭이다.

‘대지는 어머니다’라고 인디언들은 이미 이야기 해 왔다. 하기에 어머니를 모시면서 돈으로만 따져서는 안된다. 몇 번이든지 가보고 밤에도 가보고 사시사철마다 가보고, 그게 안되면 겨울과 장마기간에는 꼭 가봐야 한다. 그리고 텐트를 치고 하룻밤 자보는 것도 중요하다.

땅의 기운이 나와 어울리면 아침이 상쾌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찌뿌둥하게 일어날 것이다. 사람을 알면 싸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온다. 외지인이 절대농지의 지적도를 군청 담당자에게 갖고 가서 집을 지을 수 있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못 짓는다 할 것이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 절대농지에 집이 한 채도 없는가?

시골에 가보면 절대농지에도 버젓이 집들이 들어서 있다. 대개 일반적인 땅보다 절대농지가 싸다. 만약 그 땅에 집을 지을 수만 있다면 집을 짓자마자 땅값은 제법 오를 것이다. 마침 정부에서도 절대농지를 완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기에 풀릴 가능성이 많은 절대농지는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농가주택 정도는 건축행위를 허가해 줄 수도 있다. 동네와 인접한 절대농지는 그 가능성이 많은 땅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맹지는 매입해서는 안되는 토지로 되어 있다. 진입로가 없어서 건축허가가 나지 않으니 당연히 지가가 싸다. 하지만 이 맹지에 진입로만 생기면 순식간에 지가는 오르게 된다. 외지인이 맹지 앞에 있는 땅주인에게 땅을 분할해서 팔라고 하면 응하겠는가.

먼저 사람을 알아야 한다. 맹지를 사기 전에 진입로가 지나갈 땅의 주인이 누군지 알아야 하고 술도 한잔씩 해야 한다.

시골 사람들은 명분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하기에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먼저 인사를 하고 진심으로 이웃이 되고 난 후에 부탁을 해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역발상의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

좀 모양이 안좋은 땅이지만 진입로 상의 땅이면 그걸 먼저 사고 그런 연후에 쉬엄쉬엄 그 뒤쪽에 인접한 맹지를 사들여 진입로를 만들어 팔면 짭잘한 수익도 챙길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현지에 거주하면서 사람도 사귀고 현지 사정도 알고 난 후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러기에 도시에 있을 적에 땅을 사고 작목을 선정하고 하는 일은 금해야 한다.

땅의 뒤에는 기댈 주산이 있으면 좋다. 뒤가 휑하니 트여 있으면 외로운 형상이다. 앞에는 들판이 있고 야트막한 안산이 있으면 더욱 좋다. 허허벌판이나 바다가 있으면 기운을 잡아주지 못하기에 마음이 허해진다. 안산이 주산보다 높으면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벌어진다.

좌청룡우백호가 주산에 있으면 백허그를 당하는 꼴이니 마음이 평온해지고 안산이 두 팔을 벌리고 아침마다 나를 반겨주면 그 또한 평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전통적인 마을들은 대개 폭 꺼진 곡(谷)에 형성되었고 그 곳에 산다하여 속인(俗人)이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건축술이 발달하여 외풍도 막을 수 있고 통기초로 지반도 안전하게 할 수 있으니 외지인들은 대개 꺼진 곳 보다는 전망 좋은 등성이 쪽을 선호한다. 그래서 좌청룡우백호의 따뜻한 기운은 기대하기 어렵다.

만일 전망도 좋으면서 좌청룡우백호가 있는 항아리 형상의 땅이 있다면 돈을 더 주고라도 사야 한다. 돈을 더 주고라도 사야 할 또 다른 조건은 샘물이 나오는 땅이다. 샘이 터져 나온다는 것은 그 땅이 살아있다는 징후이니 식물도 사람도 건강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조건은 이웃이다. 시골은 도시와 달라 울도 담도 없어서 이웃 간에 교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나와 마음 맞는 이웃이 있다면 비싼 값을 주고라도 그 땅을 사야 한다. 어머니인 땅을 정성스럽게 모시면 나의 평생 건강과 행복이 주어질 지도 모른다.

 
주산에 기댄 약수헌
안산이 팔을 벌려 맞아주는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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