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플러스 [212] 광양 가야산
명산 플러스 [212] 광양 가야산
  • 최창민
  • 승인 2019.01.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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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에서 제 1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광양시가지와 좌측 멀리 이순신대교와 여수 영취산이 보인다. 메인
적벽에서 제 1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광양시가지와 좌측 멀리 이순신대교와 여수 영취산이 보인다. 메인

우리가 잘 아는 가야산(1430m)은 합천 해인사 뒤에 있다. 가야산 신, 정견모주(正見母主)는 하늘의 신, 이비가지와 통해 아들 둘을 낳았다. 첫째 뇌질주일은 기름진 옥토와 낙동강이 어우러진 고령 땅에 터를 잡고 국운을 일으켜 대가야의 아진아시왕에 등극한다. 가야산(1430m)의 정기와 기운을 받은 땅이 대가야 고령이다.

충북 예산에도 가야산(677m)이 있다. 예산군 덕산면과 서산시 해미면에 걸친 산이다. 석문봉, 옥양봉,원효봉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이 산 기슭에는 ‘마음을 깨끗이 씻고 가는 절’이라는 뜻을 가진 개심사(開心寺)가 유명하다.

섬진강 건너 광양에 가야산이 있다. 높이 497m로 다른 가야산보다 낮은 산인데다 심히 마음 동하는 기운이나 전설 따위도 없다.

하지만 가야산의 울창한 수림은 숨 막히는 도시 옆에서 깨끗한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역할을 해 시민들의 휴식처, 힐링처로 각광받고 있다.

이를테면 광주의 무등산, 마산 무학산, 창원 정병산, 진주 월아산처럼 광양시민들의 도시숲으로 안식처가 돼주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이 곳 정상에 올라서 지는 해와 뜨는 해를 바라보며 송구영신(送舊迎新), 소원을 빈다.

먼 옛날 광양사람들이 바다로 고기잡이를 떠난 가족을 기다리며 노래를 불렀다하여 가요산이었다. 하지만 1872년 왕명으로 제작된 광양현 지도에 가야산으로 표기된 후 지금까지 가야산으로 불리고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광양 시가지와 남해안의 아름다운 한려수도, 광양만의 조망이 일품이다. 거기 영취산 방향에 웅혼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는 황홀경을 보여준다. 암릉이 띠를 이룬 산허리의 적벽은 광양 산악인 고(故) 한도규가 히말라야를 꿈꾸며 개척한 벼랑이다.


 

▲등산로:광양시 옥곡면 장동리 장동 2구 회관→푸조나무→백련사→불광사 옆 돌계단→갈림길→시루봉→목책→가야산 정상→전망대(반환)적벽→산악인 한도규 케른→철계단아래 갈림길→쌍탑·입마춤바위(반환)→중마동 가야로 육교→광양시 중마동 제 1주차장.


장동2구 마을 넓은 골목길을 따라 산으로 향한다. 마을 중앙에 장승처럼 서 있는 거대한 나무는 느티나무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곰병나무, 팽목이라고 부르는 푸조나무다. 높이 20m, 지름 1m에 달하며 새 가지에 털이 돋는다. 5월에 피는 꽃은 연녹색이다. 1000년 수령의 국내 최고령 푸조나무는 하동군에 있고 전남 강진 대구면에 있는 푸조나무는 수형이 아름다워 천연기념물(35호)로 지정돼 있다.

개가 있는 전원주택이 마을의 마지막집이다. 대한불교 미타종 백련사는 왼쪽, 불광사는 오른쪽 눈 위 숲속에 앉아 있다.

불광사를 오른쪽에 두고 돌계단을 걸어 오르면 본격 등산로에 접어든다. 불광사에서 10분 남짓, 공원벤치와 샘이 있는 휴식처다. 벤치는 색이 바랬고 샘은 겨울가뭄에 말랐다.

불광사 앞에서 산 아래 광영동 큰골약수터까지 3km는 광양시 광영건강생활지원센터의 가야산 숲길 걷기 코스에 속한다.

한굽이 능선에 올라서면 군재삼거리다. 산 너머 어슴푸레 군재마을이 보인다.

다시 오름길, 시루봉 가는 길과 가야산정상으로 바로 가는 길로 나뉜다. 왼쪽길을 택해 올라서면 대형 송전탑이 그림자를 드리운 시루봉정상이다.

북쪽으로 장쾌한 백운산과 지리산이 누워있고 남으로는 광양항 묘도, 여수 앞 바다건너 돌산도와 금오도가 보인다.

등산로는 가야산 방향 큰골재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른다. 데크와 안전로프 등 등산로정비가 잘돼 있어 산행에 장애는 별로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도시의 산답게 길은 여러개 가지 쳐 있다

가야산 등산코스는 다양하다. 취재팀이 택한 △장동2구마을∼정상구간부터, △광양 금광블루빌∼정상구간 4㎞, △제 1주차장∼정상구간(적벽 코스)1.8㎞, △제2주차장에서 체육공원을 지나는 코스 4.1㎞정도다. 대개 3시간 정도면 등산을 즐길수 있다. 코스가 다양한데다 접근성이 좋아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도시의 산 가야산은 광양시민들이 평일에도 많이 찾는 곳이다.
도시의 산 가야산은 광양시민들이 평일에도 많이 찾는 곳이다.


가야산 정상에선 시야의 가림이 없다. 정면 이순신대교 너머 해가 뜨는 영취산 마루금이 도드라진다. 왼쪽에 하동 금오산과 남해 망운산 오른쪽에 구봉산이 파노라마를 이룬다. 가까운 곳에는 광양시청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펼쳐진다. 매년 이곳에선 새해맞이 일출행사가 열린다.

희양(광양의 옛 지명)10경, 길도어화(吉島漁火)는 중마동 길호섬 앞 바다와 고기잡이배가 내는 불빛의 조화를 찬한 것이다.

‘구름은 어지러이 돛대에 비끼고’로 시작해 ‘고기 잡은 불빛은 찬란한 밤빛을 만든다/포구 촌에 등불 꺼지니/조수 따라 달 떠오르자 인가도 떠 있구나’ 로 끝난다.

정상에선 세 갈림길이다. 정면으로 가면 가야산 제2봉, 맨 오른쪽 방향이 팔각 정자가 있는 전망대길이다. 내림길을 재촉해 전망대에 서면 오른쪽에 광양의 백운산과 억불봉 실루엣이 유려(流麗)하게 다가온다. 발아래에는 진안 마이산 돌탑을 닮은 탑이 즐비하다. 원점회귀를 위해 이용한 택시 기사는 “산을 좋아하는 지역의 한 어르신이 등산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위해 쌓은 탑”이라고 일러줬다. 그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아름다운 탑이 몇개 있다고 자랑했다.

 

산을 좋아하는 어르신이 쌓았다는 돌탑
산을 좋아하는 어르신이 쌓았다는 돌탑


적벽으로 내려간다. 적벽은 가야산 남서쪽 6∼7부 능선을 가로지르며 띠를 이룬 거대한 암괴덩어리다. 실제 바위가 붉은 빛이 도는데 소동파가 노래한 중국 양자강의 황저우(黃州)적벽에 비유해서 부르는 것으로 보였다. 적벽의 높이는 10m에서부터 20m까지 다양하다.

적벽 난간에 서면 광양시가지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적벽에서 내려다 본 광양시내 아파트촌
적벽에서 내려다 본 광양시내 아파트촌

취재팀은 적벽 아래 갈림길에서 하산하지 않고 오른쪽 산허리를 타고 쌍봉탑을 지나 입맞춤바위까지 갔다가 반환해 왔다. 숲속에 숨어 있는 쌍봉탑은 쌍둥이처럼 생긴 두기의 돌탑이 하나로 겹쳐져 있는 형상이다. 입맞춤바위는 베트남 하롱베이 키스바위를 연상케 한다.

시가지와 바다가 잘 보이는 바위에 산악인의 케른(cairn·탐험가들이 표지로 세운 돌 피라미드)이 서 있다. 청석에다가 ‘산을 좋아해 산을 닮았고 산처럼 살다 영원한 산이 된 님을 그리며…,’ 라고 새겼다. 20년 전 히말라야 등반 중 유명을 달리한 산악인 고(故) 한도규를 추모하는 탑이다. 그는 밀레니엄 희망을 키웠던 1999년 히말라야 캉첸중가봉(8586m)원정 등반 중 불의의 눈사태를 만나 사망했다. 아름다운 청춘 그의 나이 36세였다.

 

산악인 한도규를 추모하기위해 세운 케른
산악인 한도규를 추모하기위해 세운 케른

중간 중간 높고 낮은 바위들은 클라이머들의 암장으로도 사용된다. 고인이 된 한도규가 이곳에서 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곳곳에 녹슨 하켄(갈고리형 못)과 피톤들이 보인다.

하산 시에는 가파른 철 계단 불규칙한 바위 때문에 때로는 엉덩이로 때로는 두발 두팔을 이용해 내려가야 한다. 산의 끝자락에 닿았을 때 곧장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와 마주친다. 다행히 육교가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육교를 건너 만나는 제 1주차장이 산행종점이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정자가 있는 전망대. 오른쪽에 억불봉 백운산이 보인다.
정자가 있는 전망대. 오른쪽에 억불봉 백운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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