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너무 짧다
인생은 너무 짧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1.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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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석(전 합천중학교장)
공원석
공원석

나는 휴대폰과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현대문명의 이기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심지어 어리석다거나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는 말까지 듣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편리함과 불편함이란 개인 저마다의 기준과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무덤 속에 묻힌 이들이 당시의 세상에서 해야 할 일들을 모두다 마무리하고서, 혹은 다른 사람이 이룬 것을 다 성취하고서 묻히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시대를 살면서 아날로그만을 고집하는 사람은 도태한다는 말처럼 자기생각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 변화는 모든 문명과 문화의 발전을 이끌어 왔으므로 변화를 두려워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논리도 옳습니다. 변화와 적응이야말로 세계사의 흐름이므로 누구도 이를 거역할 수 없다는 주장도 틀린 주장은 아닙니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면서 정적인 것을 즐기려는 사람도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그사람이 세상에서 퇴출돼야할까요.

삶에는 변화가 따라야 하겠지만 자기만의 취향을 가꾸는 정체성과 주체적인 삶도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변화의 첨단을 걷는다는 여성의 옷차림이 한때는 바지통을 줄이더니 요즘은 통바지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건강을 주장하며 급부상했던 어떤 건강식품이 퇴출돼 성장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져버렸습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임종 직전의 사람들에게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자신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이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려고 자기 삶의 활력소를 찾는 데는 등한시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지난 여름은 폭염이었습니다. 뜨거운 햇볕을 받으면서 손녀를 학원에 데리고 다녀야 했으므로 여자용 파라솔을 쓰고 다녔습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우리를 바라보면서 웃었습니다. “여자용 파라솔을 쓰고 가는 모양새가 우습습니까?”했더니 “여름에 뜨거운 햇볕을 가리려고 남자가 우산을 쓰는 것은 보았지만 여자용 양산을 쓴 모습은 내 평생에 오늘 처음 봅니다”라고 했습니다. 남들로부터 오만이나 편견이라는 지적을 받더라도 내 방식대로 살고 싶습니다.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살기엔 인생은 너무 짧습니다.


공원석(전 합천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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