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축에 관심 가질 때다
목조건축에 관심 가질 때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2.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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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유럽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 볼 것이다. 참으로 집들이 아름답다는 생각. 어느 곳을 찍어도 한 폭의 그림이다. 그 이유는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한 몫을 하지만 무엇보다 건축물들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초원이나 숲과 어울리는 건축물들 거기에는 목조건축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건축물들을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뭔가가 잘 어울리지 않는, 우후죽순 콘크리트 아파트와 공장들이 농촌이며 도로 주변으로 펼쳐져 있는 풍광은 아름답다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과는 기후나 환경 특성이 우리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 나라에서는 목조건축이 적절하기는 하다.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들이 살다보니 우리에게는 하늘로 죽죽 뻗어 올라간 아파트가 대세일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자연환경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로 외장을 꾸미고 가꾼다면 우리의 건축물들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을 것이다.

흙, 돌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건축 재료이자 한때 현대적 재료에 밀려났던 목재가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높이 평가받는가 하면, 기술 발전으로 단점도 극복했다. 수년 후면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그 주된 장소가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일 텐데 여기를 나무로 짓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는 목재로 구성된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등장했다. 목조는 건물의 주요 뼈대를 나무로 만든 것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목조건축물은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자원연구부이다. 지상 4층 규모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심었던 낙엽송으로 골조를 만들었다. 이러한 목조건축을 가능케 한 것은 국립산림과학원이 불이 나도 2시간 이상 견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서다. 길이가 짧은 나무를 연결해 길게 만든 구조용 집성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작년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본상을 받은 전라남도 광양시에 소재한 서울대학교 산림교육센터는 전체적으로 목조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목조건축이 대세를 이루었다. 한옥이다. 단순한 형태로 아름다운 처마 선을 살린 우리만의 건축물이다. 지금 한옥은 많이 사라졌지만 수백 년 된 고택, 종갓집 하면 모두가 목조건축물이다. 이런 목조건축물 들을 현대적으로 구축한다면 우리만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건축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불에 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힘입어 점차 목재의 단점도 개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까운 일본에는 삼나무며 편백 등 침엽수 들이 대종을 이루고 또 조림한 나무들이 울울창창하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선 목조건축이 대세를 이루는 것도 사실이다. 비용도 적게 든다. 우리나라에서 목조건축에 들어가는 예상 비용 1억 원이 책정된 사업이 일본에선 3천만 원에 해결되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임목축적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숲가꾸기 사업도 열심히 하고 있고, 간벌재 생산도 늘어나고 또 목조건축에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니 그리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건물이 지어졌다. 높이 53m의 이 건물은 18층짜리 기숙사로 학생 400명이 입주할 건물이다. 토대와 승강기 통로를 제외하고는 건물 대부분이 나무 벽과 기둥으로 지어졌다. 한 예로 높이 100m까지 자라는 미송은 무게가 160톤이나 되고 무게로만 따진다 해도 나무가 철강제보다 3.5배나 강하다. 이런 원리로 발전한 것이 목조고층빌딩이다. 나무판을 여러 겹 덧댄 형태의 나무판은 불이 나도 바깥층만 타고 안쪽으로 잘 번지지 않는다. 또 표면은 불에 잘 견디도록 미리 내화코팅도 한다. 이러한 나무는 지진에도 강하다.

스웨덴 스톡홀름 트라토펜은 높이 133m 40층, 영국 런던에서는 높이 300m 80층 목조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재산업에도 관심을 쏟아야 하고, 주변 숲을 더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노력에 더불어 건축물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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