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나NIE] 6. 버드세이버 스티커
[에나NIE] 6. 버드세이버 스티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02.17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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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0일자 <조류 충돌 방지 ‘버드세이버’ 효과 없어> 기사를 읽고 생각해 봅시다.

지난 20일자 경남일보 5면에는 “조류 충돌 방지 ‘버드세이버’ 효과없어” 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버드세이버(Bird Saver)는 맹금류를 피하는 새들의 본능을 이용해 유리재질이나 반사가 강한 재질을 사용한 건물 외벽에 맹금류 모양의 스티커를 부착해 새들에게 위험신호를 주어 유리창이나 외벽에 충돌 방지용 장치입니다.고층건물 외벽이나 투명한 유리벽에 날개를 펼친 독수리 모양의 스티커 같은 것이 버드 세이버용 스티커 입니다. 

외벽에 하늘풍경이 그대로 비치는 고층빌딩은 멋진 외관을 자랑하지만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에게는 치명적인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도로의 소음을 막기 위해 설치한 투명 방음벽도 새들에게는 하늘의 일부로 생각되어 매우 위험한 방해물이 됩니다. 하늘인줄 알고 날아들었다가 충돌하게 되면 체구가 작은 새들에게는 생명을 잃을수도 있고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경남일보의 기사를 살펴보면 한국도로공사가 전국에 설치한 107만m에 달하는 방음벽 중 12%가 투명한 재질의 방음벽입니다. 


방음벽은 주택가나 농경지 등을 지나가는 고속도로 같은 자동차전용도로나 고속철도의 가장자리에 인공적으로 벽을 세워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할 때 나는 소음을 막아주는 용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다니기 때문에 소음이 많이 발생합니다. 좁은 우리나라 국토에서는 이같은 고속도로와 주거지가 공존할 수 밖에 없지요. 때문에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거지와 도로가 인접하는 지역에는 방음벽을 설치하게 됩니다. 


방음벽의 재질은 금속형이 60만6709m로 가장 많습니다. 이외에도 콘크리트, 목재, 터널 모양으로도 방음벽을 짓습니다. 주택 인근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금속 등의 불투명한 재질의 방음벽이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투명한 재질의 방음벽 설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남지역은 2015년부터 투명한 재질의 방음벽이 설치됐습니다. 경남 전체 방음벽 13만629m 중 1만7095m가 투명형 방음벽 입니다. 

투명형 방음벽이 늘어나자 유리로 된 건물 벽에서 처럼 새들이 방음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새들은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반사된 풍경을 현실로 착각하기 때문에 유리창에 충돌한다고 합니다. 


조류는 눈이 머리의 양쪽 측면에 달려 있어 자신의 옆쪽을 가장 잘 볼 수 있습니다. 한 눈으로 한쪽 옆을 가장 잘 보게 되는 것이지요. 조류의 시력을 뛰어나긴 하지만 두 눈을 이용해서 보는 것과 달리 원근감을 판단하는 능력은 떨어집니다. 전면의 거리감을 보는 능력이 부족한 조류는 날아가는 전방에 있는 유리벽을 하늘과 구별하지 못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처럼 유리벽에 충돌하는 사고로 매일 3만 여 마리의 새들이 죽는다고 해요. 야생조류가 투명형 방음벽에 충돌로 죽는 문제와, 조류 충돌 사고의 여파로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 운전자가 놀라 사고가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도로공사에서는 2007년부터 버드세이버 스티커를 부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조류 보호를 위한 버드세이버 스티커가 실제로는 큰 효과가 없다고 기사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맹금류 모양의 스티커를 새들은 검은색 장애물 정도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스티커가 유리창의 바깥면에 부착된 경우는 그나마 장애물로 인식되지만 안쪽면에 부착되면 반사로 인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투명형 방음벽의 경우 양쪽이 모두 새들의 충돌에 노출되어 있어 정확한 설치규정이 더욱 필요한 형편입니다. 더구나 이런 버드세이버 스티커를 맹금류로 착각해 새들이 유리벽을 피해 날아갈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예측이었다는 것이 최근의 평가라고 합니다.


그동안은 버드세이버 스티커가 조류충돌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조류보호협회에서는 주기적으로 스티커를 제작해, 공공단체나 개인에게 무상배포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역시 버드세이버 스티커를 제작해 권역별 사무소에 나눠 줘 사용하고 있지요. 버드세이버 스티커를 붙일 때 간격을 좁혀서 붙이면 충돌방지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남일보의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 조류충돌 방지에 버드세이버 스티커가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환경부 산하의 국립생태원에서는 이달들어 조류충돌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리고 실천하도록 제안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국립생태원 버드세이브 웹페이지(www.birdsaver.kr)에서는 유리창에 아크릴 물감을 칠하거나, 버드세이버 스티커를 촘촘히 붙이거나, 그물이나 줄을 설치하는 등 조류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실천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페인트, 스티커, 포스트잇 등을 이용해 패턴을 만들거나 줄을 치는 등 가정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유리창 충돌방지 대책은 5×10의 규칙을 사용해 촘촘하게 설치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니엘 클엠(Daniel Klem) 등의 연구에 의하면 직각으로 설치된 유리에 비해 20~40도로 비스듬히 설치된 유리가 조류에게 더욱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 인간은 볼 수 없는 자외선 파장을 볼 수 있는 조류의 시력에서 착안해 자외선 반사 또는 흡수패턴을 이용한 충돌방지 연구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국립생태원은 자외선을 이용한 UV 반사스티커를 실험중에 있다고 합니다. 
국회에서도 조류충돌방지를 위해 버드세이버 스티커 이외의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용득 국회의원은 야생조류충돌방지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방음시설 설치 기준과 건축물 외벽의 유리재질 마감 등에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강제적으로 적용하거나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생물이면서 곤충이나 설치류 등을 잡아 먹어 농작물의 피해를 줄이고, 질병의 전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열매를 먹고 씨앗을 퍼트리는 일도 새들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 입니다. 여느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조류의 활동은 자연의 순환에서 중요한 고리가 되어주고 있지요. 이 같은 조류와의 공생을 위해 사람들은 조금 더 안전한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햇볕은 잘 통하고 소음과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유리,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새들에게 생명의 위협이 됩니다. 새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자연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게 어떨까요.
김지원기자·참고자료=야생조류와 유리창 충돌(국립생태원)

 

 

 

이렇게 해봐요
창문에 붙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도 새들이 유리창에 충돌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12월에는 창문에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을 붙여 성탄 분위기도 내고 새들의 생명을 구하는 작은 실천을 해보자.

 

5X 10 규칙
(‘당신도 유리창에 부딪쳐 폐사하는 새를 구할 수 있다’ ABC(American Bird Conservancy)발행)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해 패턴이나 줄을 치는 방법을 이용할 때 수평선의 선과 선 사이의 간격은 5㎝ 미만이어야 한다. 수직선은 10㎝ 미만이어야 한다. 조류의 몸집이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의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충돌방지에 효과가 있다. 몸집이 더 작은 벌새 등을 위해서는 간격이 더욱 좁아야 한다. 

유리창과 씨름하는 새
유리창에 맞닿게 날면서 창문과 싸움이라도 하듯이 퍼득이는 새들을 본적이 있다면? 까치나 직박구리, 박새 같은 세력권을 주장하는 새들은 창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다툼을 벌인다. 반사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면 이런 충돌을 막아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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