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말이 사라진다니…에나가?
진주 말이 사라진다니…에나가?
  • 박철홍
  • 승인 2019.02.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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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나’ 초등생 80%, 중학생 60% 전혀 사용 안해
박용식 경상대 교수 “지역어 부흥정책 필요”
에나, 배끼, 보도시 등 진주에서 주로 사용하는 지역어가 급격하게 소멸하고 있어 ‘지역어 부흥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용식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오는 20일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회실에서 ‘지역어 기초 조사 및 보존 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진주지역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성인 등 모두 302명을 대상으로 서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진주의 대표적 지역어인 ‘에나’의 경우 초등학생은 80% 이상, 중학생은 60% 이상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 등은 30%이상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공연히’를 뜻하는 진주 지역어인 ‘배끼’와 ‘겨우, 빠듯이’를 뜻하는 ‘보도시’는 초·중·고등학생은 거의 안 쓰거나 쓰더라도 10% 미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대학생과 성인 사용률도 20%를 넘지 않았다.
반면 ‘단디’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40%이상 사용한다고 답해 그나마 진주지역어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역의 대표적인 의문법인 ‘어디 가노?’, ‘(많이) 문나?’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사용 비율을 보였으며 이 같은 표현은 ‘어디 가?’, ‘(많이)먹었어?’로 대체돼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우리 지역 학생들이 같은 동네에서 컸던 자기 또래들과 지낼 때는 거리낌없이 사용하다가 사회에서 다른 지역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자기가 써 오던 말을 스스로 부정하면서 표준어에 가깝게 사용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역어가 ‘선물’이 될 지 ‘장애’가 될 지는 진주 지역민들이 문화의 자긍심을 얼마나 가지느냐에 달려 있다”며 “지역의 학생들이 지역어 사용을 부끄러워한다면 교육과 행정의 실패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11월 ‘2018년 국립대학 육성사업 지역네트워크 사업-인문사회 분야 소셜랩’ 사업에 선정돼 4명의 연구원과 약 3개월 간 지역의 대표적 언어 표현과 어휘 사용양상을 각 계층별로 조사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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