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농업유산 차밭 두고 양수발전소 웬말
세계농업유산 차밭 두고 양수발전소 웬말
  • 최두열
  • 승인 2019.02.1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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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부지후보 선정에, 하동 화개면민·환경단체 등 강력 반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야생차밭이 있는 하동군 화개면 일원이 양수발전소 건립사업 예비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제8, 9차 전력수급기본계회에 따라 2031년까지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부지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양수발전소는 유휴전력을 이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려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구조다. 인근 지리산 산청양수발전소와 비슷한 형태이다.

한수원은 그 절차에 하나로 최근 하동군 화개면을 포함한 전국 8곳의 예비후보지를 선정했다. 그리고 지난 1월3일 하동군을 방문해 양수발전소 관련 사업을 설명했다.

한수원 계획에 따르면 화개면 부춘리(상부댐)와 정금리(하부댐) 일원에 들어서는 양수발전소는 총사업비 7600억 원으로 설비용량이 400㎿급이다.

발전소 부지 선정은 예정지로 선정된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유치 공모에 신청해 한수원이 관련 절차를 거쳐 결정하는 방식으로 올해 6월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하동군은 21일 주민 대상 사업설명회 개최, 3월 초 주민 양수발전소 견학, 4월 중 주민의견 최종 수렴, 5월 중 유치 신청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현재 하동군은 한수원 계획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시작단계부터 해당지역은 물론 지역 각계각층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먼저 하동군은 지난달 24일 화개면이장단 회의에 이어 18일 화개면주민자치협의회 회의에서 양수발전소 사업 계획을 설명했으나, 양수발전소 건립은 ‘절대 불가’라는 반대에 부딪쳤다.

해당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양수발전소 유치 반대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홍용표, 김동영)도 지난주 꾸려졌다.

대책위는 상하부 2개 댐과 수로터널, 지하발전소, 옥외변전소 등을 건설하는 데 12년이 걸리며 이 과정에서 광대한 자연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배혜원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양수발전소 건립 자체를 반대하기 때문에 주민설명회도 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반대대책위는 19일 오전 10시 하동군청 브리핑룸에서 유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화개면 양수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국민청원도 지난 14일 접수돼 진행 중이다.

국민청원자는 청원 내용에서 환경문제, 비효율적인 양수발전소, 주민 생존권 위협, 잘못된 절차 등 네 가지를 양수발전소 건립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하동군 관계자는 “시작 단계부터 주민들은 물론 각계각층에서 반대가 심해 주민설명회는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두열기자

 
양수발전소 건설 위치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화개 야생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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