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고 신년인사를 나눈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해오름달 1월을 보내고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시샘달도 중순을 넘어섰다.
어제는 봄비가 내리고 새싹이 눈을 뜬다는 우수절기에 맞춰서 비가 내렸고 이제 곧 물 오름달 3월이 되면 새내기들의 첫걸음이 바퀴를 단 듯 세월이 빨라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데, 나는 아마도 잎 새달 푸른 달을 지나 한 해의 반을 넘긴 견우직녀 달과 만났을 때도 머뭇거릴 새도 없이 쏜살같이 지나온 시간의 흐름 앞에 그제서야 넋을 잃고 한숨을 쉬며 뒤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세월이 어쩜 이리도 후다닥 지나가는 것인지 아침에서 점심이다 싶어 돌아서면 저녁이고, 월요일이다 싶어 되돌아보면 한주의 끝자락 금요일에 주말이 먼저 눈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하루 24시간 52주 365일이 이렇게 성큼성큼 거인의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다.
슬슬 초조해지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연 초 계획했던 여러 가지 계획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올해 나의 첫 번째 마음가짐은 약 2500년 전의 이야기지만 옛 현자(賢者)의 가르침인 ‘일일삼성’ 실천하기였다. ‘일일삼성(一日三省)’- 공자(孔子)의 제자 중 효행으로도 유명하며 오대 성인의 반열에도 드는 증자(曾子)의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증자는 자신의 하루 일과를 되돌아보면서 스스로 잘못한 일이 있는지 하루에 세 번씩 반드시 자신을 살피며 매일 세 번 반성을 하였다고 한다. 먼저 남을 도와주면서 정말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만큼 성실하게 도와주었는가? 둘째,친구와 교제에 혹 신의 없는 행동은 하지 않았는가? 셋째 스승에게 배운 바를 제대로 잘 익혔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면서 스스로에게 진실(眞實)과 신의(信義)와 노력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일일삼성- 나의 하루는 과연 어떠하였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하루 세 번은커녕 한 번의 반성도 없이 어제를 보내고 오늘을 맞이하는 듯하다. 연 초 계획만 세웠다 뿐이지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내 맘 편한 대로 이해하고 분석하며 그것을 익히고 실천하며 노력하지 않은 것 같다.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행동에 앞서 말이 앞서고 자신의 잘못을 내 탓 이라기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리며 사회적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이 많은 요즘 세상에도 증자의 이 가르침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반성하는 사회! 오늘은 하루가 다가기 전에 반드시 내 마음을 다잡아야 보리라 .반성이 곧 성숙이라는 믿음을 가지고서 말이다.
노병주(초록우산 후원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