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톡스
디톡스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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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약사)
김태은
김태은

여기 저기서 디톡스 해독 열풍이다. 사전적 의미로 디톡스는 detox는 ‘몸 안의 독소를 없애는 일’ 이란 뜻이다. 이 말에다 조어를 붙여 디톡스 다이어트, 해독 쥬스, 간 디톡스, 신장 디톡스, 레몬 디톡스 등으로 쓰인다. 이처럼 최근에 와서 디톡스가 붙는 단어들이 난무한다.

사람의 몸에 독소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쌓이고 있다는 인식이 있고, 이에 더해 독소를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 된 것일 터이다. 그러면 쌓여가고 있다는 독소는 무엇일까? 독소 (toxin)는 사전에서 살아있는 세포나 생명체가 생산하는 독성 물질로, 인공적인 방법으로 합성된 독성 물질은 제외 한다고 한다. 그러나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의 중독에서 벗어난다.”는 “디지털 디톡스”라는 단어도 있으니, 독소도 생체에서 유래 했다는 뜻에 더해, “몸에 이롭지 못하다”는 확장 된 의미로 사용 되고 있는 것 같다.

이 확장 된 의미의 독소는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다. 여러 매체들로부터 공급되는 정보, 이 정보로 판단과 선택이 어려워지고, 핸드폰에 무의식적으로 저장되고 있는 자료들과 사진, 그리고 주변에 쌓여 가고 있는 물건들, 만들어 내고 있는 쓰레기. 이 모두 우리의 삶의 독소와 비슷하지 않을까.

과거에 비해서 정보들, 그리고 물질들이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풍요로운 시대에서도 스몰라이프(small life), 비움, 무소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디톡스에 대한 관심 또한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소유에서 괴로움이 발생한다는 것, 비움이 있어야 비로소 채울 수 있고, 비움을 통해 현실에 만족할 수 있다는 철학적 개념까지는 이해하지 못하더라고, 채워져 있음에 어쩌면 더 소중한 것을 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미연에 방지 할 수도 있을 것 이다.

요즘 핸드폰에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알람이 계속 뜬다. 그러면 자주 이용하지 않는 어플리케이션도 삭제하고, 메신저들의 대화내용도, 의미 없이 저장 된 정보들을 지운다. 그러고 나면 핸드폰을 세수 시킨 느낌이 들면서 새 핸드폰을 가진 기분이다. 가끔은 핸드폰에 저장 공간이 없어서 알림이 뜨는 것처럼, 우리 삶에서도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알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살펴보아 건강 유지에 필요하지 않은 독소도 해소하고, 삶에서 불필요한 물건들도 정리 하도록.


김태은(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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