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는 봄
행여나 당신도 돌아올까
골골마다 묵묵히 옛 주인 기다리는
늙어가는 빈집들
여지없이 봄은 온다.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당신도 그렇게 오면 얼마나 좋을까. 내심 기다려 보는 마음을, 그 허무함을 알기나 할까 당신! 이렇듯 작은 시골길 따라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다리다 지쳐 홀로 스러져가는 형상을 닮았다.
알을 낳고 부화하여 새끼를 키우는 곳으로 동물 중 가장 발달한 집을 짓는다는 새의 둥지 앞에서 시선을 놓치지 않는 시인의 디카시다. 논병아리는 연못이나 강 중앙에 수생식물을 쌓아올려 뜬집을 짓고, 물총새는 물에 가까운 벼랑치 땅 속 깊이 1m 정도의 굴을 파고 어미새의 뱉어낸 생선뼈를 부수어 깔아 새끼를 키운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 작은 빈집은 나무 가지 위에 둥지를 튼다는 어치집일까 아니면 때까치나 직박구리집일까. 봄이 흐르고 있다. 어쨌든 저 빈 둥지 속으로 주인이 돌아왔다는 풍문이 날아들기를./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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