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16)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나들이(16)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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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품, 미쁘다, 발맘발맘
오늘은 우리가 나날살이(일상생활)에서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을 가리키는 토박이말 ‘늘품’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나아질 가능성’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무엇보다 자라는 아이들을 보고 할 때가 많을 것이고 그 밖에도 쓸 곳이 많을 것입니다. 아이들도 늘품이 있다 또는 늘품이 크다는 말을 들으면 기운이 날 겁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 말글살이를 보고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걱정을 하는 만큼 마음먹기에 따라 늘품이 많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날마다 토박이말 맛보기를 하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모이 사전 속에 잠이 든 것처럼 갇혀 있었기 때문에 몰라서 못 쓴 것이지 알게 되면 쓰게 될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늘품이 있다’, ‘늘품이 크다’는 말은 어른들이 들어도 기분 좋을 것입니다. 저부터 그런 말을 들으면 참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경남일보에서 마련해 준 ‘토박이말 나들이’ 꼭지도 엄청 늘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미쁘다’입니다. 이 말은 ‘믿음성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 토박이말입니다. 이 말도 알고 나면 쓸 일이 많은 말인데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쓰는 사람도 적습니다. 우리가 ‘신용이 있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 때 떠올려 쓰면 좋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신용이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미쁜 사람입니다”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믿음직스럽다, 미덥다는 말을 듣고 기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 주시면 좋을 말이 ‘미쁘다’입니다. 저랑 토박이말 놀배움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앞으로 토박이말 살리기에 앞장설 미쁜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두루 쓰는 공공언어를 어떤 말로 하느냐에 따라 나날살이에 쓰는 말이 달라지기 때문에 마음을 많이 써야 하는데 우리는 지난날 좋은 기회를 놓쳐서 가슴이 아프답니다. ‘신용’이라는 말도 때에 따라 ‘믿음’ 또는 ‘미쁜’이라는 말로 바꾸면 뜻을 얼른 알아차릴 수 있는 쉬운 말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토박이말은 ‘발맘발맘’입니다. 이 말은 한 발씩 또는 한 걸음씩 거리를 가늠하며 걷는 모양을 뜻하기도 하고 ‘자국을 살펴가며 천천히 쫓아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자가 없을 때 발자국이나 발걸음으로 길이를 잴 때가 있는데 그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뒤따라 갈 때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서 걸어갈 때 쓰면 좋을 말입니다. 눈이 온 뒤라면 더욱 느낌이 제대로 날 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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