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무원의 친절이 청렴도 향상의 밑거름
[기고]공무원의 친절이 청렴도 향상의 밑거름
  • 경남일보
  • 승인 2019.03.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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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태(함양군청 문화시설사업소장)

얼마 전 같이 근무하던 선배공무원 한 분이 퇴직을 앞두고 하시던 말이 생각난다.

자기가 처음 공무원을 시작할 때부터 주민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40여 년 가까운 세월을 근무하고 퇴직을 하려는데 어이없게 그때까지도 공무원은 친절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허탈해 하셨다.

공직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자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10여 년 전 이야기다.

과연 무엇 때문에 수십 년 근무해온 선배공무원들이 퇴직할 때까지 불친절을 해결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리고 남아 있는 우리 후배 공무원들은 왜 똑같은 처지에 있는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생활 속에서 행정수요도 그만큼 복잡 다양해지는 데 비해, 뒤늦게 결정된 정책을 실행하는 관료조직은 순발력이 떨어지기 쉬운 구조를 보이고 있는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공무원은 글자 그대로 공적인 일을 수행하고 그 대가를 국가로부터 받으면서 국민에 대한 무한봉사를 요구받는 공복이다. 매너리즘에 빠져 국민에 대한 봉사와 나아가 청렴을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하면서 이가 곧 청렴도 향상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일진대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제3의 물결’의 저자로 잘 알려진 엘빈토플러는 ‘부의미래’에서 “시간은 빠르게 변해 가는데, 속도가 다름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재미있는 것은 기업이나 시민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교육체계와 관료조직, 정치조직은 그 어느 곳보다 더디게 변화한다”라고 하였다.

물론 그의 글이 미국 사회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의 경우에도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공공기관을 찾는 사람은 간단한 서류발급에서부터 복잡한 허가신청 등 무엇인가 해결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친절은 전화 응대를 비롯한 첫 대면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며,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민원의 해결을 위해 잘 알아듣게 설명을 해주는 것 또한 요구되는 자세다.

미안한 일이지만 가끔은 민원인의 불편을 담보로 공무원은 업무능력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는 시간과 함께 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일반 행정조직은 물론 모든 공공기관의 조직이 사회의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결정하고 나면 또다시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한 발짝 뒤를 쫓아가는 모습이 어쩌면 구조적인 한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발생하는 주민요구에 대해 해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 이유는 일선공무원인 기초지방자치단체공무원의 힘이 상상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정책을 집행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집행권을 가지고 있다 보니, 담당자의 판단이나 접근 방법에 따라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은 책임 있는 친절과 반복되는 설명과 설득으로 공복이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민원 대상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처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얼마나 주민과 소통하고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 온다. 공복으로서 철저하게 주민의 입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친절은 직원 상호 간에도 작동한다. 동료는 물론 상하 간에도 마찬가지이며, 업무처리 과정이든 사적인 내용이든 충실한 반응과 답변은 직원 상호 간에 신뢰감을 형성하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몇 년간 함양군이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면하지 못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주민들은 앞서 요구했던 우리군 공무원들의 친절에 대한 것을 청렴도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볼 것으로 생각한다.

공직생활을 수십 년 해오면서 해결하지 못한 불친절이라는 화두는 그 선배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친절은 공무원의 근본이요, 숙명으로 청렴의 밑바탕이다.

이노태(함양군청 문화시설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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