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가득한 하늘
梅나 진탕 맞고
파랗게 멍들어라.
숨이 막히도록 푸르러야 할 봄 하늘이 보시다시피 그레이(Gray)에 가까운 색이다. 그래서일까, 매화꽃 터지는 소리가 왠지 적적해 보인다. 시인은 그 원인을 미세먼지 탓으로 돌리고 말 그대로 심통이 날 지경에 이른다. 한마디 쏘아붙이듯 날리는 말솜씨가 가슴을 시원케 하지 않은가.
매(枚)를 들어 후려쳐 멍들게 해서라도 파란 하늘을 돌려놓고 싶은 것인데, 앙증스럽게도 동음이의어 매(梅)라는 시어를 허공에 툭 던져 그나마 독자들의 마음 한구석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찰나에 포착하고 그 영상과 함께 5행 이내의 문장으로 표현하여 SNS를 통해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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